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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귀향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7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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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7. 귀향


잠깐 애기를 들었을 뿐 한 번도 당신을 뵌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당신 떠나시는 날, 한쪽 편 고즈너기 서 당신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향년 92세. 그 세월의 길이는 얼마쯤일까요?
병원이었건, 양로원이었건. 혹은 노상(路上)이었건, 사람들 말 당신 쓰러진 곳 어디라 하더라도 당신은 돌아와 고향땅에 묻힙니다.
“어-야, 디-야”
마을 청년 모자라 당신 조카까지 맨 상여를 타고 비 내려 질퍽한 겨울 길을, 오랜만에 물길 찾은 내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걸어 걸어 마침내 당신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꽃가마 타고 연분 맺었을 먼저 가신 할머니, 당긴 또 꽃상여 타고 그렇게 할머니 곁 찾으셨습니다. 사방 편하게 산들이 달려 당신 살아온 마을을 품고, 흐르는 남한 강 저만치 한 자락 굽어보이는 곳.
문득 당신 행복하다 싶었습니다. 돌아와, 끝내는 돌아와 당신 키워준 고향 땅에 눕는 오늘 당신의 귀향, 대한(大寒)을 하루 두고도 햇볕이 따뜻했습니다. 당신 반기듯
-단강이 고향이신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오늘 있었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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