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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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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23. 주일 다과회
주일 아침 예배를 마치면 우리는 예배당 밖책상 위에 마련된 다과와 차를 나눕니다. 한동네에 살면서도 제각각 일에 바빠 서로 만나기 어려웠던 처지. 예배 후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간단하게 다과를 나누며 밀린 얘기들을 나눕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던 일이 일철 나서며 간단한 다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주일과 마찬가지로 예배 후 예배당 앞에서 준비한 다과를 들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가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바쁜 사람들이 먼저 가고 몇몇이 남아 더 얘기를 나눌때에 김영옥 속장님이 아예 당신네 집으로 가자고 청했습니다. 얼른 가 밥을 지을 테니 아예 점심을 같이 먹자는 얘기였습니다.
최영남 성도, 한지현, 이형탁 청년등 몇 명이 즐거운 마음으로 속장님네로 갔습니다. 속장님은 미리 준비라도 해놓으신 것처럼 이내 한상을 차려 내왔습니다. 맛깔스럽기 그지없는 사골찬들이지요. 우리는 맛있는 반찬에 정겨운 얘기를 보태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자 속장님은 이내 차를 준비했습니다. 차를 마시며 한지현씨가 너무 좋다며 연신 감탄사를 남발했습니다. 한지현씨 원주에 사는데,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시골의 정취를 만끽하고있었던 것이죠.
한지현씨의 이야기를 들은 속장님이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한지현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와, 시골 오면 다 줄께. 집도 주고 밭도 주고 다 줄게” 가벼운 농, 그러나 그 가벼움 속에는 진한 아픔이 담겨 있습니다. 속장에 에겐 내일모레 마흔이 되는 노총각 아들이 있습니다. 노총각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의 마음이 어찌 편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주겠다는 말속에서 그런 안타까움과 아픔이 다 담겨 있습니다.
우리 중 누가 속장님 마음을 모르겠습니까. 아릿하게 와 닿는 큰 아픔과 허전함. 속장님 맘 모르는 듯 우리는 여전히 웃으며 얘기를 나눴지만, 우리가 여전히 웃었던 건 속장님 맘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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