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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 힘들고 허전한 날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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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62. 힘들고 허전한 날

 

어항 물을 갈다보니 고기가 몇 마리 없습니다. 그중 오래 가는 것이 붕어와 미꾸라지 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를 하고있는 소리를 불러내 족대와 그릇을 챙겨 들고 앞개울로 갑니다. 

저만치 선아네서 놀던 규민이가 보더니 함성을 지르며 날래게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옵니다. 돌짝 사이로 흐르는 개울을 오르며 고기를 잡습니다. 족대를 물살 좁혀지는 곳에 대고 고기를 몰지만 피라미는 늘 우리보다 빠릅니다. 

바위 한구석을 튕겨 구구리 새끼 두마리와 덩달아 걸려나온 게마제비와 장구애비를 겨우 건져 올립니다. (그 흔한 것의 이름을 딸을 통해 배웁니다) 

어릴적 그 흔하던 버들붕어는 왜 안 보이는 걸까, 어디로 간 걸까, 하기야 없어진 게 어디 버들붕어 뿐일까. 더이상 쉽게는 무지개 걸리지 않고, 비오는 날 길바닥에 떨어져 내리던 미꾸라지의 신비도 이제는 없고...

돌돌돌 하얗게 빛나는 모래알을 장난스레 밀어 올리며 동동 솟아 나는 샘물도 보고, 한 주먹 모래로 덮어도 이내 모래를 밀어내며 솟아나는 샘의 힘도 보고, 벌써 겨울잠에 드는지 돌짝밑마다 숨어있는 개구리도 들도 들춰보고, 흔하게 깔려있는 고둥의 무리도 보고...

돌아오는 길, 미나리를 한줌씩 뜯어 그릇에 담습니다. 닭들이 좋아하겠죠. 어느덧 해가 서산을 넘고 추수 끝난 들판 위로 깔려드는 땅거미. 

힘들고 허전한 날, 안 그런 척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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