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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한 마을 두 교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3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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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11. 한 마을 두 교회


속상한 얘길 하자. 아니 속이 터지는 얘기다.
가만있어도 개미 기어가듯 등줄기로 땀이 흐르는 이때, 이런 얘길 한다는 게 더욱 숨 막히지만 이제껏 그냥그냥 가슴에 묻어온 얘기, 한동안 나를 깊은 나락에 빠뜨린 이 일을 또다시 가슴에 물기엔 이제 내 속이 좁다.
오늘 작실에서 작실교회가 기공예배를 드렸다. 여러대의 차들이 교회 앞을 지나 작실로 올라갔다. 마을에 교회가 하나 더 느는 일에 축하는 못 보내고 웬 복통 터지는 얘기냐 할진 모르나 영 그런 마음이 아니다.
단강교회의 선교구역은 작실, 섬뜰, 끝정자 세 개 마을이다. 모두 합쳐 70 가구다. 단강교회가 세워지고 나서 얼마 안 가 작실에 교회가 세워졌다. 서울서 내려온 여자 권사가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전도나 하다가 단강교회가 세워지는 날 단강을 떠나겠다는 약속을 뒤로 하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가 기공 예배를 드리는 날 작실에서 자신 을 따르는 몇 사람과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 작은 마을에 교회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고, 마을 사람들 대하기가 부끄러웠지만 순리대로 잘 되겠지, 시간이 지나면 잘 정리되겠지,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지내온 터였다.
그동안 많은 교역자들이 다녀갔고 한때는 신림서부터 한 장로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예배시간에 맞춰 들어와 예배를 인도하기도 했다.
작실 가구 수가 30가구 그중 단강교회로 나오는 이가 13가정 작실 교회로 나가는 가정이 3가정이다.


교회를 짓겠다는 얘기를 듣고 작실로 올라가 전도사님을 만났다. 만나기까지 난 마음속으로 어려운 결정을 혼자 내려야 했다. 이 작은 마을에 교회가 둘 있을 필요가 무엇인가 우리가 교역자로서 단강마을의 선교를 위해 좋은 결단을 하자.
전도사님도 동의를 했고 우린 교회를 하나로 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 얘기를 꺼내는 전제조건은 전도사와 함께 나도 단강을 떠난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단강을 떠난다는 것이 싫었고 한편 서럽기도 했지만 어쩌랴,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최선이었다.
작실교회 교인이 서너명이라 하여도 그들과 합치며 내가 이곳에 계속 남는다는 게 스스로에게 옳지 못했다. 단강을 떠나 어디로 갈지를 모르면서도 떠남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떳떳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일이 어느 날 뒤틀렸다. 권사의 고집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로 올라간 뒤에도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권사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돈 많고 믿음 좋은 그에게 교회를 하나 세운다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얼마나 눈에 확실한 일이었을까만, 그는 자신을 앞서고 있는 공명심을 이기지 못했다. 그동안 그 권사의 일로 겪어야 했던 속상한 일들을 이곳에 다시 말해 무엇하랴.
권사야 그렇다 해도 영 아쉬운 건 전도사였다. 순진함으로 받기에는 안타까웠다. ‘2-3년지나 더는 교인이 없어 교회 교회가 문을 닫게 되면 교회를 마을회관으로 내 놓겠다’고 했다. 그걸 예감하면서 이 땅에 굳이 교회를, 아니 예배당을 짓는 마음은 무엇일까. 내 속이 좁은 탓인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작실교회가 지금 예배를 드리고 있는 집 주인에게 예배당 짓게 땅 좀 팔라 했을 때, 집 주인 왈 “이 쪼그만 마을에 왜 교회가 둘씩 필요합니까?” 했다는데, 교인도 아닌 그가 보기에도 그 모양이고, 대부분 마을 사람 생각들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왜, 무슨 맘으로 그런 결정을 계속 밀고 나갈 수가 있을까.
“교회 지면 뭐가 되긴 되나보다, 그러니까 또 짓지” 마을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낮뜨거워 못 듣겠다. 교회가 수지맞는 장사 쯤으로 비치고 있으니.


권사가 출석하는 교회가 서울에서 내노라 하는 큰 교회, 알만한 이는 다 아는 그 교회 담임 목사님께 장문의 편지를 썼다간 안부치고 말았다. 장로교 통합측 원주 시찰회 임원되는 분을 만나 얘기도 나눴지만 더는 말기로 했다.
신앙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 어이없는 노릇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하늘 뜻이 어떻게 만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사랑과 애정과 작은 책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온 이 작은 마을 단강, 농정부재로 헐리는 이 땅의 모습도 아프지만, 신앙이란 이름으로 무너지는 이 땅, 우리 쪽 모습에 정말 울화가 터진다.
이제부터 이 땅에서 갖는, 함께 사는 사람들을 향한 관심이 행여 교인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으로나 비치는 게 아닌지.
교인과 마을 사람들을 굳이 구분하지 않으려 했던 이제껏 지켜온 마음이 이젠 어떻게 소용있는 것인지, 벌써부터 마음이 어려워 진다.
무슨 속좁은 얘기냐고, 건물 하나에도 교회가 서너개씩 들어서는 판에 그깐 한동네 교회 하나 늘었다고 그 무슨 죽는 소리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누가 실컷 나를 욕했으면 좋겠다. 된통 호통을 쳐 주었으면 좋겠다. “한희철, 네가 틀렸어! 니 속이 좁은거야!” 차라리.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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