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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세워지는 교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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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20.세워지는 교회

 

하루 날을 잡아 장인이 단강을 찾아오셨다. 교회 입구에 세워둔 돌에 교회 이름을 새기기 위해서였다. 과자공장을 하는 재성이 아빠의 수고로 교회 입구 양편에 돌 하나씩을 세워 두었는데 아직 글씨를 새기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돌에 글씨를 새겨본 경험이 없는 장인은 물어 물어 연장을 사가자곤 틈나는대로 연습을 해 오셨다. 일부러 단강에서 가져간 돌에자 몇자씩 글씨를 새겨보곤 했다.
돌에다 글씨를 새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돌가루가 튀고 글씨 끝부분이 떨어지기도 하고,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한나절이 다 걸려서야 일이 끝났다.
오른편 돌에다 <단강감리교회>, 왼편 돌에는 <햇살놀이방>이라 새겨 넣었다. 글씨를 새기느라 뉘어논 돌을 다시 세우는 일이 남아 있었다. 다시 재성이 아빠가 트럭과 연장을 가져와 수고를 하는데, 마침 일 마치고 돌아오던 동네분들이 모두 합세를 했다.
금세 열댓 명이 넘었다.
“하나, 둘 셋!” 모두의 힘을 모아 보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의견들을 내놓아 돌을 세워나갔다. 땅거미가 천천히 깔릴 때쯤에야 돌 세우는 일은 모두 끝났다.
아내가 타온 차를 다 함께 둘러서서 마셨다. 서로의 힘을 모아 세워진 교회 이름. 다시 한번 교회가 세워지고 있음을, 아니 그렇게 세워져야 함을 절실함으로 깨닫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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