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757.떠나가는 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757. 떠나가는 손


트럭 운전석 옆에 나란히 앉은 설정순 집사님도 남편 박동진 아저씨도 모두 눈이 젖을대로 젖어 있었다. 작실로 올라가다 만난 이사 차, 고만고만한 보따리들이 차 뒤에 되는 대로 실려 있었다.
설정순 집사님 내외가 문막으로 이사를 나가는 길이다. 때가 겨울, 두 분 모두 환갑의 나이, 이제 어디로 나간단 말인가. 내 땅 하나 없이 남의 땅 붙이는 것도 이젠 한계, 두분은 떠밀리고 있었다.
드신 약주로 더욱 흐려진 아저씨의 젖은 두 눈이 안타까웠다.
“건강하세요”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애써 웃으며 그렇게 인사할 때 두분은 차장으로 내 손만 마주쥐었다. 뭔가 하려던 말이 주르르 흘러내린 눈물에 막히고 말았다.
마침 길 포장을 위한 공사 중, 올라오는 차와 마주쳐 이사차가 길옆 논으로 피해 들어갔다.  한 바퀴 논을 돌아 나온다는 것이 그만 논에 빠지고 말았다.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달라붙어 밀었지만 계속 헛바퀴, 진흙만 튀겨 내렸다. 궂은 길, 떠나기도 쉽지 않았다.
차를 후진 시킨 후 짚단을 깔고서야 어렵사리  길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내 떠난 차. 저만치 멀어지면서도 차창 밖 한참 동안 들어갈 줄 모르는 손, 흔드는 두 손, 훠이 훠이, 이젠 돌아오기 쉽지 않을 고향을 향해,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199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1325 김남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합니까? 김남준 2010-08-29 4366
11324 필로칼리아 성자 사막교부 2008-10-11 4366
11323 김남준 소명을 따르지 않는 인생 김남준 2007-12-28 4366
11322 한희철 1453. 별 소릴 한희철 2002-01-02 4365
11321 한희철 322.짓밟힌 흔적 한희철 2002-01-02 4365
11320 한희철 121.보상 안될 상처 한희철 2002-01-02 4365
11319 한희철 475.전구 한희철 2002-01-02 4365
11318 한희철 536.교수님께 한희철 2002-01-02 4365
11317 한희철 124.큰일 많아 큰일 한희철 2002-01-02 4365
11316 한희철 643.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한희철 2002-01-02 4365
11315 한희철 141.치지 못한 종 한희철 2002-01-02 4365
11314 한희철 171.덕은리 한희철 2002-01-02 4365
11313 한희철 632.보물 한희철 2002-01-02 4365
11312 한희철 581.소유는 적으나 존재는 넉넉하게 한희철 2002-01-02 4365
11311 한희철 320.무엇일까, 이 붙잡힘이란 한희철 2002-01-02 4365
11310 한희철 349.그날은 언제인지 한희철 2002-01-02 4365
11309 한희철 397.시골장 한희철 2002-01-02 4365
11308 한희철 1425. 학교 통폐합 한희철 2002-01-02 4364
11307 한희철 134.종석이 한희철 2002-01-02 4364
11306 한희철 195.얘기마을 한희철 2002-01-02 4364
11305 한희철 714.호박꽃 한희철 2002-01-02 4364
11304 한희철 636.퇴박맞은 솥 한희철 2002-01-02 4364
11303 한희철 416.되살이 한희철 2002-01-02 4364
11302 한희철 444.수내나무골 한희철 2002-01-02 4364
11301 한희철 167.무기력 한희철 2002-01-02 4364
11300 한희철 95.시골버스 한희철 2002-01-02 4364
11299 한희철 1038. 연경이의 성탄 소원 한희철 2002-01-02 4364
11298 한희철 184.바퀴 없는 차 한희철 2002-01-02 4364
11297 한희철 27.농민 선교 대회 한희철 2002-01-02 4364
11296 한희철 318.돌아올 이 돌아와 함께 앉은 기쁨 한희철 2002-01-02 4364
11295 한희철 85.찬 마루에 꿇은 무릎 한희철 2002-01-02 4364
11294 한희철 865.나태 낙태 한희철 2002-01-02 4364
11293 한희철 648.마을비 한희철 2002-01-02 4364
11292 한희철 264.그리운 춘향이 한희철 2002-01-02 4364
11291 한희철 732.서리꽃 한희철 2002-01-02 436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