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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공중전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7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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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94.공중전화


교회 사택에 공중전화를 놓았다. 시내와 시외 통화를 모두 할 수 있는 전화다.
집에 전화가 없는 분들의 고충도 고충이지만, 전화를 놓고도 한 달에 한 번씩 내게 되는 목돈 때문에 시외전화 거는 것을 꺼리는 분들이 많은지라 지난해 공중전화 신청을 했었다. 여러 달이 지난 후 전화국에서 직원이 나와 마을 가구 수는 얼마나 되며 사용량은 얼마나 될는지 이런저런 사정을 조사해 갔다.
그러고도 제법 소식 없이 시간이 흘러 아무래도 이런 농촌엔 어려운 일인가 보다 포기하고 말았는데 뒤늦게 다시 연락이 왔고 드디어 지난 1월 말에 전화를 놓게 된 것이다. 신형이라는 그 전화기는 파란색의 아담한 전화였다.
비나 눈이 맞으면 안 된다 하여 사택입구에 설치해 놓았다. 그러고 보니 사택 벽에는 우편물 수거함과 공중전화, 2개가 매달린 셈이 되었다.
이따금씩 사람들이 와서 전화를 한다. 동전을 바꾸어 주는 일은 전화를 놓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인데 괜한 일에 얽매이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까짓 일을 두고 마을 분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 외면해선 안 되지 싶어 기쁜 마음으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전화 한 달치 사용량의 최저 한도액이 5만원인데(5만원이 안 되면 철거한다고 준수사항에 써  있다.) 무난할 거라 생각했던 그 금액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삼일에 한 번씩 전화기 밑 동전통을 열어 액수를 확인한 후 보관하곤 하는데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그 5만원엔 어림없기 때문이다.
사택 전화까지 공중전화로 쓰는 걸 생각하면 하루 평균 1000원꼴, 그만큼의 소식이 단강에서부터 전해지는 셈이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전화국 직원에게 까짓 5만원이야 안되겠냐고 자신 있게 얘기했는데 첫 달부터 미달되고 말면 영 면목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전화 좀 많이 걸라고 다그칠 일도 아니고.
엊그제는 밤 제법 늦게 전화 걸러 왔던 섬뜰 반장님이 사택에 들렀다. 이런 저런 얘기 끝 반장님은 전화에 대한 얘기를 하셨다. 마을을 위해 전화를 신청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사용해야 할 액수에 못 미친다면 한두 달 까지는 1-2만원 정도 마을에서 보태겠다고, 어렵게 놓은 전화 떼 가면 안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
단강리 공중전화와 5만원이라는 수치.
그래프 그리듯 5만원을 향해 2-3일씩의 사용량을 표시해가는 마음이 괜시리 씁쓸하다.(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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