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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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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60.어떤 장례
먼저 떠난 큰형님의 장례를 치르고 온 반장님댁을 방문했다. 반장님은 내게 넋두리를 하였다. 얘기는 다음과 같다. 참으로 오랫동안 병을 앓던 큰형님이 역시 앓아누운 형수님을 두고 먼저 떠났다.
어려서부터 형수님이 교회에 다녔기에 장례는 그 교회에서 맡아서 하기로 했다. 교회에 다니진 않지만, 반장님은 형의 장례를 치러주는 교회의 모든 절차를 그대로 따라 했다.
그런데 마지막 날, 아무래도 형을 그냥 보내기엔 뭔가 속이 텅 빈 듯한, 허전하기 그지없는, 나중엔 죄스럽기까지 한 마음이 들어 반장님은 형 앞에 냉수 한 그릇이라도 떠 놓고 절이라도 한번 하고 싶었다. 그래야 맞지 싶었다.
그게 맏형을 먼저 보내드리는 동생의 도리라 여겨졌다. 그래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러면 안 되겠냐고... 그러나 교회에서는 안 된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어이없었지만, 참고 다시 한 번 부탁했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서 하겠노라고. 금방 끝내겠노라고. 그래도 거절당했다.
그게 반장님의 가슴엔 멍으로 남았다. 응어리로 맺혔다. 내 형 내가 보내며 내가 절한다는데 그걸 막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옳은 일이었을까. 그게 믿음이었을까. 얘기 끝 담배 한 대 깊숙이 피워 물며 덧붙인 한 마디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단 하룻 밤 만이라도 밤샘을 같이 했으면 몰라요, 그저 하루에 한 두번 찾아와 노래나 몇 곡 부르고 가고선...”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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