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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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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77. 술 심부름
놀이방 점심 찬거리를 사러 아내와 함께 부론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염태고개 넘어 검은들을 지나는데 보니 저 앞에 광철씨가 걸어간다. 비쩍 마른 몸매, 흐느적거리는 걸음새. 뒷모습을 보고서도 이내 광철씨임을 안다.
차를 세우고 어딜 가느냐 물으니 솔뫼 가게를 간다한다. 같이 차에 탔다. 가면서 물으니 광철씨는 아버지 술심부름을 가는 길이었다. 아버지가 술사오라 하여 작실로 부터 산을 넘어와 솔뫼로 가는 중이었다.
이따금씩 아버지와 의견 충돌이 나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광철씨 마음은 곱고 착하다. 사십이 넘은 나이에도 아버지 술 심부름을 고개를 넘어 다녀온다.
부론을 다녀오다 보니 광철씨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한 손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가는 게 술이지 싶었다. 다시 차를 세웠고 광철씨가 탔다.
아버지 술심부름을 하는 광철씨를 오가는 길에 태웠으니 나 또한 술심부름을 거든 셈일까. 차에서 내린 광철씨가 인사를 할 때 얼핏 웃음이 지났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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