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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48. 화장지
부엌문 쪽 계단 아래, 아내는 열심히 종이를 모았다. 그것이 신문 건 포장지건 다 쓴 공책이나 휴지건 간에 종이로 되어 못 쓰게 되면 무엇이든 갖다 쌓아 두는 것이었다. 지저분하게도 보였지만 종이를 모으는 아내의 일은 계속되었다.
어느 날 원주를 나갔다 돌아오니 마루에 화장지 타래들이 쌓여 있었다. 알고 보니 그동안 모은 폐휴지를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들께 주고서 받은 화장지였다. 쓰레기차가 한 달에 한 번씩은 휴지를 따로 가져가며 무게를 달아 화장지를 주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아직은 첫걸음, 그래도 이 작은 시골에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미치는 것이 고맙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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