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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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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71. 근래에 있었던 우울한 일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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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아내의 할머니가 돌아가셔 처가에 갔다. 95세, 그야말로 천수(天壽)를 다하신 삶이었고, 한평생 믿음을 지켜오신 삶이었기에 슬픔보단 평안함 속에 장례를 마칠 수 있었다.
남편되신 강금수 장로님과 결혼하여 함께 사신 연수가 70년이었고 그래도 먼저 가신 남편이 그립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신터에. 이젠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주님도 뵙고 할아버지도 만나고 하시리라 생각하니 한편 기쁜 마 음까지 들었다.
장례식 둘째날, 잠깐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보니 집 옆에 세워둔 차 뒷문 유리창이 깨져 있었다. 그야말로 박살이 나 있었고 차 안은 뒤진 흔적에 어지러웠다.
열려 있는 동전통은 텅 비어 있었다. 잠깐 사이, 주택가에서 한낮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맥이 빠져 있는데 정신차리라는 듯 또 한가지 일이 생겼다.
외할아버지한테 용돈을 타가지고 신나게 오던 소리의 돈을 웬 녀석들이 뺏어가지고 잽싸게 내뻔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소리는 얼이 다 빠져 있었다.
화가 난 처남들이 오락실에 있는 아이들을 탐문(?)한 끝에 일을 저지른 아이들을 잡아 냈는데 알고 보니 국민학교 5학년 이이들, 그들은 오락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짓을 했다.
5학년, 5학년 한참 깨끗한 꿈을 가꿔야 될 아이들이 그런일을 하다니 그러고도 자기 잘못에 대해 저리도 무감각 하다니 안타까운 마음에 마음이 꺼져 내렸다.
둘
‘샘이깊은물’ 2월호를 읽다보니 정진홍 교수의 글이 눈에 띈다. 내용인즉 이렇다.
서울에 있는 한 교회가 부속건물을 짓기 위해 헌금을 했는데 목표 액수에 절반밖에 미치질 못했다. 괜찮은 사람들이 모이는 중산층의 교회로서 이적지 어떤 목적헌금을 해서 모자른 적이 없는, 모자르기는 커녕 언제나 목표액을 초과하곤 했는데 이번만은 영 사정이 달랐다.
이유가 놀랍게도 금융실명제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검은 돈’을 받게 되면 나도 출세했다는 은근한 자부심이 생기고 그와 함께 양심의 가책이 따르는데, 양심의 가책을 덜어 줄 수 있는 좋은 길이 신자에 헌금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던 것이 금융실명제로 인해 검은 돈이 차단되자 자연히 헌금이 줄어 들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헌금미달로 나타났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그것이 정교수 친구의 얘기이고 (그러나 그것은 글쓰기의 한 방법일 수 있다) 사실이 아닐수도 있는 말, 그러나 전혀 무시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그렇담 지금 교회의 기초는 무엇일까. 두렵고 떨리는 마음. 정말 모든 교회가 다 그런 건 아니라 해도 말이다.(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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