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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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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54.쑥개떡
돌봄 모임을 단강에서 갖게 됐다. 원주지역에 있는 감리교 젊은 목회자들의 모임이다. 요즘은 모여 성경을 같이 공부하고 있다. 매번 시내에서 모이던 것을 지난번에 서곡교회에서 모였고, 이번에 단강에서 모인 것이다. 한번씩 교회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 싶다.
식사준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 모임후 부론에나 나가 짜장면을 먹자는 내 의견도 있었지만 어디 시골 인심이 그럴 수 있겠는가 없는 찬이라도 대접을 해야지.
이필로 속장님께 부탁을 드렸다. 속장님은 어렵잖게 만두를 잘 빚곤 하신다. 돌봄모임이 열리는 날. 속장님이 일찌감치 내려오셨는데 허석분 할머니도 같이 내려 오셨다.
“아니 할머니, 관광 안가셨어요?” 마침 그날은 동네 노인분들이 관광을 다녀오는 날이었다.
“그래두 어디 그럴수가 있어유? 우리교회에 손님들이 오시는데 주인이 있어야 지유.” 할머니 말씀이 고맙다. 옳은 말씀이셨다.
섬뜰의 김영옥 속장님과 김을순 집사님도 같이 준비를 했다. 가마솥에 불을 때 만두를 삶고 쑥개떡을 쪘다. 언제 준비했는지 감주도 있었다.
허석분 할머니는 정성껏 보관했던 대추를 가져와 대추차를 끓이기도 했다. 그날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음식은 단연 쑥개떡이었다. 밀가루에 쑥을 섞어 그저 손으로 둥글게 만든 쑥개떡. 이름처럼 생긴 것도 불품이 없고, 어느샌지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버린 무르뎅뎅한 떡. 어릴적 모자르는 양식 덜기 위해 많이도 먹었던 그떡. 정말 오랫만에 먹어보는 쑥개떡은 기막힌 맛이었다. 어릴적 기억들이 그리움으로 피어 올랐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 단번에 마음이 어릴적으로 어릴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기억의 뿌리를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쑥개떡 이야기를 했을 때 “근대 요새는 쑥개떡이 맛이 읍세유. 찾는 사람두 읍구유” 하며 쑥개떡을 할까말까 망설였던 속장님의 걱정은 괜한 걱정인 셈이었다. 모여 쑥개떡을 빚던 교우들의 모습은 얼마 만에 다시보는 어릴적 모습인가.
지천에 쑥이 천지인데 왜 우린 쑥개떡을 잊은 걸까.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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