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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 대장리 교회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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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41. 대장리 교회들


대장리가 전에 없이 시끌벅적해졌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 대장리가 얼마전부터 갑자기 요란스러워진 것입니다.
마을에 새로 들어온 공장 때문입니다. 단일 공장으로는 그 규모가 나라에서 손안에 꼽힌다는 한라중기계공장이 대장리에 세워졌습니다. 저렇게 큰 건물도 있나 싶게 굉장한 크기의 공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장리가 정말 시끄러워진 것은 공장이 세워진 그 자체보다는 사원 아파트에 사원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부터였습니다.
회사의 규모에 걸맞게 사원아파트의 규모도 대단했습니다. 줄맞춰 선 일곱동의 아파트만 해도 대장리 마을 모든 농가를 합한 것보다 적지 않을텐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2차 3차... 그만한 규모의 아파트가 앞으로도 계속 들어설 계획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외지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대장리에 몰려온 셈이 되었습니다. 일이 그렇게 되자 누구보다 바빠진 것이 인근에 있는 교회들이었습니다. 새로 이사 온 교인들을 자기교회로 먼저 이끌려는 노력들이 대단했습니다.
교회마다의 전도지가 흔하게 돌려졌고 주일날이 되면 교인들을 태워 가려는 각 교회 차량들이 경쟁하듯 대장리를 돌았습니다. 그런 일은 공장 근처 몇 교회들만이 아니어서 멀리 읍내에 있는 교회들까지 뒤질세라 교회 차를 보냈습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좋은 기회가 시골에선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기회를 놓친다면 시골교회가 언제 부흥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일이란게 좋게 보니 '전도'지 사실은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맹수들의 모습을 연상할 세인들의 안목이 걱정되는 것은 지나친 소심함일런지요.


준비해둔 전도지를 차마 돌리지 못하고 있는 공장 가까이에서 목회하고 있는 후배 목사에게서 그 딱한 얘기를 듣던 날, 난 엉뚱한 꿈을 꾸었습니다.
<대장리 지역의 모든 교회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곧 들어설 공장, 어떻게 하면 선교를 잘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생각해 낸 것이 공동선교, 전도지는 다 같이 하나만 만들기로 했다. 차량운 행은 어느 교회도 하지 않기로 했다. 공장을 중심으로 한 마을 약도가 그려지고 교회 위치가 표시된 전도지가 만들어졌다.
"대장리에 새로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여러분들과 좋은 이웃으로 살고 싶습니다. 대장리 지역에는 다음과 같은 교회가 있습니다. 어느 교회를 택하시던지 우리는 같은 사랑으로 여러분을 맞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하나되게 할 것을 민습니다."
교회 소개가 그 뒤를 이었다.
ㅇㅇ교회-역사가 60년 되었습니다.
△△교회-개척한 지 3년된 시골 교회입니다.
ロロ교회-교민들과 함께 무공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xx교회-어린이를 돌보는 놀이방이 있습니다. > 꿈같은 소리라고,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할진 몰라도, 그냥 꿈이기에는 영 아쉽고 서글픈 꿈이었습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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