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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42.변명
드물긴 하지만 소리는 요즘도 오줌을 쌀 때가 있다. 노는데 열중하다 아차 하는 순간 쉬 하는 순간을 놓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때마다 소리는 멋쩍은 표정이 되어 이렇게 말한다. “오줌을 눌려고 그랬는데, 그것두 몰루구 오줌이 나왔어요.”
금송아지 만든 걸 모세가 불같이 추궁하자 형 아론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한 말이 “금을 가진 자들이 몸에서 금을 떼어다가 주기에 그것을 불에 넣었지. 그랬더니 이 수송아지란 놈이 나오더군.”(출32:24)
누가 보아도 뻔 한 어리석은 변명.
그러나 생각해 볼 때 우리들의 삶이란 그런 어리석은 변명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우리는 이따금씩 변명하고 있는 게 아니다.
언제 한번 우리 삶이 정직한 적이 있었는가.
하나님 앞에, 이웃 앞에, 그리고 나 자신 앞에.
언제나 오줌은 ‘그것두 몰루구’ 나고오, 금을 불에 던지기만 하면 음메 ‘송아지’가 나오는 걸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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