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상쾌한 밥상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1041 추천 수 0 2003.02.03 16:01:52
.........
206 상쾌한 밥상

  지난 여름 저의 주변에서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김복관이라는 농부가 한 달 동안 단식을 하신 것입니다. 이 분은 연세가 일흔이신데 단식을 하는 동안 매일 노동을 하셨습니다. 그분의 밭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길가의 무성한 풀을 베어 두엄을 만드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한 주간만 하시겠다더니 할수록 기분이 좋고 기운이 난다면서 한 주간에서 다시 한 주간으로 자꾸만 기간을 늘여 마침내 한 달을 채우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더 하시겠다는 것을 주변에서 말리고 하여 그만두셨지요. 그분이 노동단식을 통해 얼굴이 눈에 띄게 맑아지고 마음이 밝아지고 관절과 대퇴부를 괴롭히던 통증까지 말끔 가시는 것을 주변에서 말리고 하여 그만두셨지요, 그 분이 노동단식을 통해 얼굴이 눈에 띄게 맑아지고 마음이 밝아지고 관절과 대퇴부를 괴롭히던 통증까지 말끔 가시는 것을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저는 성품이 어떤 쪽이냐 하면, 뭐든지 좋다 싶으면 당장에 그대로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계산을 않게 되고 그래서 낭패를 보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그래도 이 성질이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철이 좀 났는지 요즘에는 주변 눈치도 꽤 보게 됩니다만.
아무튼지간에 저는 김복관 농부의 단식을 자초지종으로 지켜보고 나서 불쑥, "저도 하겠습니다"하고 말해버렸습니다. 여러 사람 있는 데서 그 말을 했으니 꼼짝없이 자기 말에 묶여서 그 다음 주간에 단식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저는 겨우 일 주일을 하고 그만두었습니다. 흙과 더불어 노동을 해야 하는데 빌어먹을 놈에 아파트에서는 그게 쉽지 않았어요. 물론 핑계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책이나 몇줄 읽으면서 단식을 하자니 김농부처럼 그렇게 신나는 단식은 되지를 못했습니다. 그때 저는 아주 분명히 깨달았지요.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은 '노동'이라는 개념으로 한틀에 들어가기는 하겠지만 전혀 다른 것임을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런대로 저의 한 주간 단식은, 결과를 두고 볼 때, 저에게 과분한 열매를 맺게 해주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음식 먹는 방법에 대한 나름대로의 새로운 깨달음(생각이 아니라 몸의 실천으로!)을 얻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밥 먹는 모양이 그 인간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음식먹기'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시간(지면)은 없고(짧고) 할 말은 많아서 얘기가 겅중 겅중 뛸 수 밖에 없습니다만, 지난 여름 단식 뒤에 저는 자신의 인생과 사고방식 그리고 내일을 향한 자세까지 저도 모르게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음식 먹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게걸스럽게 먹지 않는 일입니다. 그리고 늘 조금 모자라게 먹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쉬울 것 같지만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단한 각오를 하고 나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환경과 식생활의 틀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저는 요즘 여행을 할 경우가 아니면 하루에 두 끼만 먹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아내에게 부탁도 하고 공갈도 치고 호소도 하여 밥상에 반찬이 간장, 된장 포함하여 세 가지 이상 오르지 않게 합니다. 그것도 밑반찬 말고는 몽땅 한 자리에서 먹어 치울 수 있을 만큼만 만들라고 하지요, 그래서 한 몇달 지난 오늘에 이르러 우리집 밥상은 언제나 상쾌합니다. 도무지 찌꺼기가 없으니까요!
  쌀 한 톨에 하나님도 들어 있고 조상님도 들어 있고 우주 삼라만상이 들어있는데 밥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다니! 그러고도 그 집안이나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상한 일입니다. 밥먹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는 못되고 건방지고 터무니없는 버릇을 없애 준 지난 여름의 단식은, 그래서 제 일생의 한 중요한 전기가 되었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이지요.
ⓒ이현주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4 이현주 어때? 재미있잖나? 이현주 2003-02-04 5355
» 이현주 상쾌한 밥상 이현주 2003-02-03 1041
2712 홍승표 [도종환] 어떤 마음 홍승표 2003-02-03 1501
2711 홍승표 [무명] 어느 노인의 기도 홍승표 2003-01-30 2815
2710 이현주 별을 향하여 이현주 2003-01-30 1103
2709 이현주 ‘이랴’와 ‘워’ 이현주 2003-01-29 1150
2708 홍승표 [홍승표] 검정 고무신 홍승표 2003-01-29 1215
2707 홍승표 [이석조] 이유 홍승표 2003-01-23 1317
2706 홍승표 [김용택] 하루 홍승표 2003-01-23 1550
2705 홍승표 [박재삼] 자연과 인간의 차이2 홍승표 2003-01-23 1258
2704 이현주 초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 이현주 2003-01-23 1793
2703 이현주 딸 자랑 이현주 2003-01-23 974
2702 이현주 사람하고 놀고 싶다 [1] 이현주 2003-01-23 1249
2701 이현주 오늘 아침 산책길 [1] 이현주 2003-01-21 881
2700 이현주 살아있는 통 [1] 이현주 2003-01-21 946
2699 이현주 답답하니 웃는다 이현주 2003-01-21 987
2698 홍승표 [천상병] 들국화 홍승표 2003-01-21 2345
2697 홍승표 [김용택] 서해에서 홍승표 2003-01-21 1057
2696 홍승표 [인도잠언시] 어느 대화 홍승표 2003-01-21 1334
2695 홍승표 [김남조] 손1 홍승표 2003-01-18 876
2694 이현주 길에서 주운 생각 -간소하게 먹을 줄 알아야. [2] 이현주 2003-01-18 1020
2693 이현주 길에서 주운 생각 - 비교에 대하여 [1] 이현주 2003-01-17 974
2692 홍승표 [신동엽] 고향 홍승표 2003-01-17 1624
2691 홍승표 [고은] 녹차한잔 홍승표 2003-01-16 1032
2690 홍승표 [이대근] 가을 산행 길에서 홍승표 2003-01-16 1143
2689 홍승표 [이철수] 새 홍승표 2003-01-16 1794
2688 이현주 단순한 진리 [1] 이현주 2003-01-16 942
2687 이현주 자유(사랑) 이현주 2003-01-16 982
2686 이현주 기회 (機會) 이현주 2003-01-16 773
2685 이현주 이기려면 부드러워라 [1] 이현주 2003-01-13 964
2684 이현주 끝없는 배움 이현주 2003-01-13 807
2683 이현주 부드러움과 단단함 [1] 이현주 2003-01-13 882
2682 이현주 신뢰(信賴) 이현주 2003-01-13 966
2681 홍승표 [한희철] 그대 달님에게 홍승표 2003-01-13 1048
2680 홍승표 [정희성] 민지의 꽃 홍승표 2003-01-13 113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