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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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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 엄마 소
저녁엔 그러려니 했는데 한밤중까지,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 깼을 때까지 엄마 소는 울었다.
담벼락에 기대서서 지켜 본 엄마 소의 커다란 두 눈엔 눈물 대신 서글품이 고였다. 어제 송아지를 팔았단다. 낳자마자 혓바닥이 아프도록 핥아 젖은 털을 말려줬던 새끼. 쿡쿡 머리로 들이받으며 아프게 젖을 빨아도 귀엽기만 했던, 그러다가 배가 부르면 곁에 누워 햇볕 쬐며 잠들던 새끼.
낳은 지가 얼마라고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새끼를 팔았나.
산꼭대기 새로 개간한, 그 딱딱하고 거친 땅. 힘에 부치면 매를 맞아가며 하루종일 갈았어도 싫은 맘은 정말 없었는데. 내 새끼가 워낙 튼튼해 시세보다 몇 만원 더 받았다고 좋아하는 주인의 웃음.
소가 울었다. 엄마 소가 밤새 울었다.
얼마 전, 시골이 싫다며 세 살 난 아들과 이제 꼭 백일이 된 젖먹이 어린 딸을 버려 두고 집을 나간 아기 엄만 어디서 울었을까.
몇 밤을 울었을까. 울었을까. (얘기마을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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