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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호박 품앗이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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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28. 호박 품앗이

 

“이걸 어쩌문 좋아유?”

팔이 다쳐 치료를 마치고 근 한달만에야 문막 막내네서 집에 돌아온 허석분 할머니가 교회를 찾아와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양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선상님이 글쎄, 치료비를 한 푼도 안받으셨어유.”

 박규래 병원에서 한 달여 치료를 받았는데 할머니 치료비를 선생님이 전액 받지를 않으신 모양이었다. 

“츰에 기부스 할 때만 해도 나중에 한꺼번에 받겠다 해서 그런 줄루만 알았지유. 늘상 댕기면서도 그런 줄루만 알았지유. 그런데 퇴원 하는 날 돈을 낼려구 하니까 됐다시문서 그냥 가라는 거여유. 고맙기두 하지만 죄송스러워서 혼났어유.”

박 선생님의 귀한 배려였지 싶다. 얘길 듣는 나도 고마움이 새로웠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할머니는 몇 번을 물었다. 선하게 살아온 한 평생 큰 은혜를 입고 그냥 있다는 것이 할머니에겐 영 거북한 일이 었다. 

“할머니 뒤곁에 호박이나 몇구덩이 심으세요. 가을에 보름달 같은 호박덩이 들고 함께 인사가지요 뭐, 그러면 선생님도 무척 고마워하실 거예요.” 

정도 품앗이라고 그러는게 좋겠다 여겨졌다. 무엇보다 할머니의 마음을 덜어 드리는 길이 될듯 싶었다.

“그.. 그럴까유?” 그것 가지고 그 큰 은혜를 갚는 길이 되겠느냐 할머니는 물으셨지만 할머니가 키우는 호박은 해마다 유난히 크다.

 가을엔 덩그마한 호박 덩어리를 덕분에 다나은 손에 들고 고맙단 인사를 드리러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올 참이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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