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173. 촌촌히 낫겠지유. ...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173. 촌촌히 낫겠지유. ...뭐

 

어느 날, 저녁예배를 드리러 내려온 허석분 할머니를 뵈니 한쪽 눈 주변이 시퍼렇다. 예배를 드릴 때는 몰랐는데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다 보니 멍 자국이 보통이 아니었다. “꽉, 부댔어유.” 

부끄러운지 웃기만 할 뿐 한참 말을 피하던 할머니가 걱정스레 둘러선 교우들께 다친 이유를 댔다. 마당으로 내려오려고 댓돌을 딛는 순간 그만 발을 헛디뎌 마당으로 나동그라졌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네의 마루와 댓돌, 댓돌과 마당까지의 만만치 않은 높이, 거기서 마당으로 나뒹굴의셨다니 얘기를 듣는 순간 아찔했다. 

곧 여든이 되시는 할머니, 할머니는 혼자서 산다. 돌돌돌돌 문간에 말아 세운 제법 많은 멍석들, 헛광 위에 올려둔 모판 비닐을 씌우던 대나무 가지들, 꺼멓게 색깔이 발한 채 키가 쑥 줄어든 장작들, 지금은 다 필요없어 보이지만 할머니는 아직껏 장작을 때서 사신다. 그 흔한 보일러를 마다하고 당신 방을, 방의 구들장을 손수 불을 때서 덥히신다. 

밥 지을 때마다 불 땔 때마다 마루에서 섬들로, 섬돌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다시 움푹 들어간 부엌으로 들어가야 하는 할머니, 한평생 그렇게 살아온 집, 생활이었지만 이젠 쇠약해진 몸, 당신 몸을 못 가누고 넘어지신 것이었다. 

“어떻하죠?”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길, 대책 없는 걱정을 하자 할머니는 태연하게 대답을 하신다. 

“이러단 촌촌히 낫겠지유. ...뭐”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0055 홍승표 [전봉건] 피리 홍승표 2002-10-21 869
10054 김남준 늘 실패하고 계십니까? 김남준 2002-10-21 991
10053 홍승표 [안도현] 단풍 홍승표 2002-10-25 1186
10052 홍승표 [안도현] 가을엽서 홍승표 2002-10-25 1805
10051 홍승표 [나희덕] 천장호에서 홍승표 2002-10-25 1234
10050 김남준 이유 없는 미움 김남준 2002-10-25 1148
10049 김남준 미움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김남준 2002-10-25 966
10048 김남준 용서는 놀라운 힘입니다. 김남준 2002-10-25 969
10047 김남준 피묻은 칼을 버려라 [1] 김남준 2002-10-26 1303
10046 홍승표 [한희철] 제자리 홍승표 2002-10-26 877
10045 김남준 예배의 힘으로 산다 김남준 2002-10-28 1443
10044 홍승표 [정호승]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 홍승표 2002-10-28 1343
10043 홍승표 [소로우] 영혼을 홍승표 2002-10-30 955
10042 홍승표 [정현종] 낙엽 홍승표 2002-10-30 1139
10041 김남준 한쪽만의 책임은 아니다. 김남준 2002-10-30 1222
10040 김남준 "먼저 가서"의 어려움 김남준 2002-10-30 1200
10039 김남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김남준 2002-10-31 848
10038 홍승표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홍승표 2002-10-31 1187
10037 김남준 회개하지 않으면 비참하다 김남준 2002-11-08 1234
10036 김남준 실천하기 어려운 명령 김남준 2002-11-08 944
10035 김남준 성령을 근심케 말라 김남준 2002-11-08 1171
10034 김남준 거룩한 분노 김남준 2002-11-08 997
10033 김남준 분노는 하나님을 향한 도전이다. 김남준 2002-11-08 862
10032 김남준 미움은 불신앙입니다. 김남준 2002-11-08 932
10031 홍승표 [루미] 여행 홍승표 2002-11-08 815
10030 홍승표 [오규원] 그대에게 홍승표 2002-11-08 866
10029 홍승표 [고은] 찬물한잔 홍승표 2002-11-08 845
10028 홍승표 [김요한] 사람들의 꿈 홍승표 2002-11-08 883
10027 홍승표 [한용훈] 님의 침묵 홍승표 2002-11-08 1814
10026 홍승표 [이선관] 만약 통일이 온다면 이렇게 왔으면 좋겠다. 홍승표 2002-11-08 1157
10025 홍승표 [정희성] 숲 홍승표 2002-11-08 2976
10024 김남준 사람이 좋습니까? 김남준 2002-11-13 882
10023 김남준 "서로"라는 한마디 김남준 2002-11-13 958
10022 김남준 주고받는 용서 김남준 2002-11-13 919
10021 김남준 완전한 사랑 김남준 2002-11-13 94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