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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 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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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47.염

 

권재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곡기를 끊고 열흘을 넘기시더니 마침내는 돌아가시고 말았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 가족들의 요청으로 할머니를 찾아가 예배를 드렸는데, 그것이 임종예배가 된 셈이었다. 

같이 신앙생활 하진 않았지만 개치에 혼자 살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제단을 찾으셨다는 할머니. 곡기를 끊고 누워 의식이 없으면서도 두 손을 꼭 모아 쥐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도로 준비하고 있음을 집작케 했던 할머니셨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을 때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장례를 부탁해 왔다. 할머니의 믿음대로 ‘교회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떠난자를 잘 떠나보내는 것이 장례의 절차라면 절차, 식구들은 교회에 나오는 이가 없었지만 할머니의 믿음을 소중히 여겨 기꺼이 그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교회식’이라야 특별한 것은 없다. 교회가 크고 교인이 많다면야 모든 장례 절차를 교회서 다 맡아 하겠지만 우리로선 그렇질 못하다. 꼭 필요한 몇 가지 의식을 예배로 드리는 것 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 하찮은 일이겠는가. 

몇 가지 의식중의 하나가 입관예배였고, 예배를 드리기 전에 염을 해야 했다. 도시에서야 대개 장의사가 염을 하지만 시골에서는 아직도 할 사람이 한다. 

마을 사람 두 사람과 함께 할머니 염을 했다. 얼굴과 손과 발을 닦아 드리고 깨끗한 베옷으로 갈아입혀 드렸다. 

차갑게 식어 굳어진 몸, 생명이 떠난 몸은 누구라도 그렇다. 한평생 살아온 고통과 눈물을 닦듯 얼굴을 닦고 한 줌 재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모습 초라하지 않도록 깨끗한 옷을 입히고, 남은 자의 당연한 도리. 

염이 전해 주는 따뜻함과 편안함 더더군다나 영원한 나라에 안식할 영혼이었기에.(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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