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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고백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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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33.고백


때가 되면 제단에 올라 말씀을 전합니다.
지치고 외로운 하느님 백성들이 하느님 전을 찾으면 배고픈 이들과 상을 나누듯 말씀을 폅니다.
생이 그렇듯 멀고 낯선 말씀들, 그래도 우리에게 필요한게 말씀임을 어렵게 인정합니다.
아픈 이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눈물 흘리는 이와 함께 무릎을 꿇기도 합니다.
따뜻한 듯, 넉넉한듯, 분명한듯 말하지만, 아시지요, 속으로 흔들리는 안으로 무너지는 마음 마음들.
나는 막을 길이 없습니다. 멈출 힘도 없습니다.
저 흔들리는 촛불처럼 때마다 흔들리고 녹아듭니다.
무릇 살아있는 건 흔들리는 것.
촛불은 촛물로 존재하는 것
이밤도 당신은 말씀하며 가르치지만
촛물처럼 눈물만 마음을 타고 흘러내릴 뿐입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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