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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교패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67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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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 교패


새로 교회를 시작하다 보니 필요한 게 많았다. 쉽게는 흉내 내지 말자 나름대로 생각했으면서도, 그게 결코 유별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인정해야 했다.
그중에 하나가 교패였다.
심방을 하다 보니 교우들 가정 대개가 먼저 다니던 정산교회 교패가 붙어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가정도 더러 있었다. 새로 나오는 가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처음 시작이라는 의미부여도 되고, 또한 우리 모두는 한 가족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계기도 될까 싶어 교패를 만들기로 했다.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는 동생에게 연락을 하여 교패의 도안과 만드는 일을 부탁하였다.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교패를 받았다.
양의 아랫면이 강물처럼 출렁이는 도안이었다. 우리는 주의 양이라는 성서적인 의미와, 이곳 지명인 단강의 이미지를 합했다는 설명이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교패를 나눠드렸다.
드문드문이긴 했지만, 교패가 달린 가정이 한 가정 한 가정 늘어갔다.
그런데 교패를 달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건 교패를 다는 교인들의 마음이었다. 단순히 다른 교회와 내 교회를 구별짓기 위한 도시에서의 교패와는 달리, 교회가 하나뿐인 이곳에서의 교패의 의미는 뭐랄까, 출애굽 당시 문설주에 발랐던 양의 피와 같은 것이랄까, 병마가 들어오지 말라고 대문에 걸어 놓는 가시나무 같다 할까, 아무튼 대문에 교패를 붙이는 교인들의 한결같은 심정은 그걸 보고 사단이 집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기원이 담겨 있었다.
작실의 김천복 할머니는, 교패는 주의 종이 달아야 하는 것이라며 내가 오길 기다려 못을 박아 달라 부탁했다. 그런 교인들을 대하며 각 가정을 지키는 것은 교패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신앙임을, 우리가 믿는 하나님임을 구분하여 가르쳐야지 하면서도, 어쩜 이런 류의 신앙이 기독교와 민속 신앙이 만나는 눈에 보이는 접합점이며, 그걸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은 가 싶어 말을 삼간다.
-하나님, 당신의 천사들이 우리 마을에 들러 이 집 저 집 다닐 땐, 애굽에서 그랬듯이 단강교회라 쓴 교패가 붙어 있는 집 있거들랑 좋은 일 생기는 천사는 싫도록 싫도록 진득히 머물다 가게 하소서.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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