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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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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99. 무엇을 마주 보고 있는가?
제단 맞은편, 예배당으로 들어서는 문 바로 윗쪽 벽엔 한동안 시계가 걸려있었다. 그러니까 제단에 서면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벽인셈이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커다란 둥근 시계였다.
사람들은 모두 시계를 등지고 앉아 제단을 마주 보지만, 목사는 단을 등지고 서서 시계를 마주 보고 서야 했다. 예배를 이끌면서도, 말씀을 전하면서도 이따금씩은 시계를 바라 보아야 하는 목사의 고충과 아이러니라니.
그러던 것을 일전에 위치를 바꿨다. 시계를 오른편 벽 자리로 옮겼고, 오른편 벽에 있던 성화를 시계가 있던 벽 한가운데로 옮겼다.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그림이다.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십자가를 앞두고 땀을 파처럼 쏟는 고통속에서도 예수는 두손 모으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제단에 서면 기도하는 예수를 마주하게 된다.
‘내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을 구하시는 그분의 기도가 나를 감싼다. 나는 지금 무엇을 마주보고 있는가?
어쩔 수 없는 것들이라 하면 마음속 그 위치라도 바꿔볼 일이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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