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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44. 살아있는 것들이
“이려 려려려려”
“워,워!”
논과 밭에서 이 골짝 저골짝에서 소모는 소리가 한창이다. 경운기와 트랙터가 많은 일을 대신 하지만 아직도 소는 이 땅의 중요한 일꾼이다. 질긴 침을 흘리며 밭과 논을 간다.
참새와 제비의 재잘거림. 꾀꼬리의 낭랑함, 죽은 총각의 넋으로 노래하는 호랑지빠퀴, 꿩들의 컬컬함. 한밤중 소쩍이의 목마름. 개구리의 쟁쟁함. 조용한 마을에 온갖 소리가 뒤섞인다.
살아있는 것들이 채우는 세상, 난 뭘 하나 이 땅에 보낼 수 있을는지.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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