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64.할머니의 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64.할머니의 밤


여름 행사로 밀렸던 심방을 다시 시작한다.
바쁜 일철, 어둠 속을 오토바이로 달려 잠깐씩 만나 뵐 뿐이다. 지난 주 사다 놓은 애기 옷을 가지고 작실 이필로 속장님 댁을 찾았다.
귀성이라는 손주를 보셨다. 소리 땐 아무것도 못했는데 미안해 어쩌냐며, 무척이나 고마워하신다. 귀성이가 잠을 오래 자지 않아 피곤하다며, 애기 아빠 된 병철씨가 투정하듯 말한다.
그러나 그 말 속엔 대겸함이 담겼다. 가만있지 못하는 애기, 그 작은 손을 잡고 기도를 드렸다.
올라간 김에 허석분 할머니네를 들렸음 싶어 “지금쯤 할머니 주무실까요?” 속장님께 여쭸더니 “아마 주무실 거에요.”하신다.
밤 아홉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이었다.
“아니, 벌써 주무세요?” 했더니, 속장님 설명을 하신다. 한번 잠을 못 이루시면 꼬박 뜬 눈으로 지샐 때가 많아 저녁 일찍 드시곤 가만히 누워 잠을 청하신다는 것이다.
허리도 아프시고, 연로하신데다 홀로 계신 할머니,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며 어둠 속 홀로 누워 자꾸만 떠오르는 이 생각 저 생각 막연히 지우실 할머니.
문득 할머니 모습이 눈에 선하다.
불 꺼진 할머니 댁을 뒤로 하고 내려오며 할머니의 저 외로운 시간으로 가 닿을 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다.
안스러이 여기는 것, 그것만이 능사가 아닐텐데 말이다.
제 크기를 재는지 추석 앞둔 달이 구름 속 희미하다. (198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9 한희철 180.옥수수 대 한희철 2002-01-02 4400
298 한희철 179.촌로(村老)의 말씀 한희철 2002-01-02 4382
297 한희철 178.형에게 한희철 2002-01-02 4356
296 한희철 177.갈수록 그리운 것 한희철 2002-01-02 4366
295 한희철 176.정말로 모자른 것 한희철 2002-01-02 4434
294 한희철 175.부모사랑 한희철 2002-01-02 4386
293 한희철 174.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마다 한희철 2002-01-02 4414
292 한희철 173.불이문(不二門) 한희철 2002-01-02 4364
291 한희철 172.사고 한희철 2002-01-02 4404
290 한희철 171.덕은리 한희철 2002-01-02 4365
289 한희철 170.무모한 명분 한희철 2002-01-02 4413
288 한희철 169.순박한 가난 한희철 2002-01-02 4378
287 한희철 168.땅에 대한 집착 한희철 2002-01-02 4390
286 한희철 167.무기력 한희철 2002-01-02 4368
285 한희철 166.쓰러진 벼 한희철 2002-01-02 4380
284 한희철 165.단순한 삶 한희철 2002-01-02 4370
» 한희철 164.할머니의 밤 한희철 2002-01-02 4371
282 한희철 163.전기 요금 한희철 2002-01-02 4335
281 한희철 162.고맙구 미안하다 한희철 2002-01-02 4336
280 한희철 161.함께 나눠야 할 몫 한희철 2002-01-02 4479
279 한희철 160.참깨와 고추 한희철 2002-01-02 4412
278 한희철 159.매미 울음 한희철 2002-01-02 4398
277 한희철 158.개 한희철 2002-01-02 4340
276 한희철 157.떠남을 앞두고 한희철 2002-01-02 4400
275 한희철 156.하늘에 쓴 글 한희철 2002-01-02 4381
274 한희철 155.화장실의 꽃 한희철 2002-01-02 4408
273 한희철 154.할머니의 믿음 한희철 2002-01-02 4371
272 한희철 153.힘든 유혹 한희철 2002-01-02 4425
271 한희철 152.최선 한희철 2002-01-02 4344
270 한희철 151.금싸라기 참외 한희철 2002-01-02 4381
269 한희철 150.밤을 따며 한희철 2002-01-02 4374
268 한희철 149.씁쓸한 해답 한희철 2002-01-02 4376
267 한희철 148.마주 잡은 손 한희철 2002-01-02 4393
266 한희철 147.무심한 사람들 한희철 2002-01-02 4390
265 한희철 146.해바라기 한희철 2002-01-02 435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