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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9.씁쓸한 해답
내내 가져왔던 궁금증이 아내를 통해 풀렸다.
9시 직행버스를 타고 원주에 가다보면 용암마을을 지나게 되는데, 그곳에선 늘 -거의 예외가 없었다- 할머니 한 분이 타셨다. 키가 작고 허리가 굽으신, 머리가 하얀 나이 많으신 할머니였다.
그분은 어김없이 귀래에서 내려 시내로 들어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타셨다.
노인이 무슨 일로 시내를 꾸준히 나가시나 늘 궁금하던 터였다. 아내가 찻집 ‘태자’에 앉아 있을 때,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셔 카운터에 손을 내미시더란다.
바라보니 늘 용암에서 버스를 타시던 할머니, 그 할머니였단다. 오래된 궁금증이 풀렸다면 시원해야 할텐데, 시원하긴 씁쓸함을 어쩌지 못한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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