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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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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 누군가 너를 부르면
주일예배 중 교회소식을 알리는 시간이 되면 우리는 두 가지 일을 축하하곤 한다. 새로 나온 교우를 환영하는 일과, 생일을 맞은 교우를 축하하는 일이 그것이다. 두 가지 다 노래를 부르는데 새로 나온 분을 위해서는 '사랑의 만남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 사랑 안에서 한 길 가게 하나님께서 계시옵소서'라는 노래를 부르고, 생일을 맞은 교우를 위해서는 전경숙 씨가 노랫말과 곡을 만든 생일축하노래를 부른다. 전경숙 씨는 주혜선 집사의 올케 되는 분으로, 몇 번 우리와 같이 예배를 드린 적도 있다.
예배 피아노 반주를 맡은 김희정 성도가 생일을 맞던 주일이었다. 외국에서 맞는 생일이 자칫 외롭지 않을까 싶어 거창할 것은 없지만 생일축하 순서를 다음과 같이 갖고 있다. 생일 맞은 교우를 소개한 뒤 생일을 맞은 교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교우들이 다같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마칠 즈음엔 여선교회에서 준비한 꽃을 전달한다.
그런데 그 날은 피아노 반주자인 김희정 성도의 생일, 반주를 해야할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지 잠시 망설이는 사이 피아노 옆 성가대석에 앉아있던 남편 박수호 성도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신 일어난 남편을 웃음으로 바라보며 반주는 시작이 되었고,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이 재미있고 귀해 노래가 끝난 뒤, 시 한 수를 소개했다.
"누군가 너를 부르면 나도 대답해
소름끼치며 처음 아는 영혼의 동맹"
김남조 시인이 쓴 '사랑초서'에 나오는 시가 문득 생각이 났다.
막연해 보이던 사랑도 때로는 그렇게 구체적인 모습을 띄는 법, 너를 부르는 소리에 내가 대답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이미 사랑이었고 그 모습은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웠다. (200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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