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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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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84. 옷 정리
옷장을 열고
정리를 시작하는데
몇 가지 안 되는 옷들도
저마다 나에게
할 이야기가 많네
웃다가 울다가
침묵하다가
넌지시 한 마디씩
말을 건네오네
‘그때 그 일엔 지혜가 좀 부족했구요’
‘이 옷을 입고 만난 그 사람에겐
좀 더 호의를 갖고 대해도 좋았을 거예요’
‘그땐 좀 더 참았으면 좋았겠어요’
그랬구나
그랬구나
옷에 묻어 있는
시간의 흔적들을
다 지우지도 못하고
나는 지난 일을
시원하게
놓아버리지도 못하고
내가 입던
헌 옷들이
새로운 그리움으로 살아와
오늘도
정리를 못하고
하루해가 가네
ⓒ이해인(수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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