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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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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 하나님의 사인(sign)
어느 날 교회 우체통을 여니 우편물을 찾아가라는 쪽지가 들어 있었다. 등기가 올 경우 직접 수신인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데, 수신인이 주소지에 없을 경우 우체국으로 찾으러 오라는 쪽지를 남긴다.
우편물을 찾기 위해서는 여권이 필요하다. 여권을 챙겨들고 우체국으로 가다가 여권을 살펴보게 되었다. 장롱에 넣어두던 여권을 오랜만에 보게 되었는데 여권을 보다 보니 독일내 비자 만료일이 두어 주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비자 만료일이 되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만료일이 되면 관청에서 연락을 해 주는 것인지 스스로 알아서 비자 연장을 신청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우편물은 미국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프랑크푸르트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정성을 모으고 있는 기드온 헌금을 김명혜 씨가 보내왔다. 올해 초부터 김명혜 씨는 기드온 헌금을 구좌로 보내고 있다. 교회 구좌번호를 전화로 알려주던 날, 아내가 김명혜 씨에게 말했다.
"이제부턴 한 달에 한 번 카드 받는 즐거움은 없겠네요."
그동안은 한 달에 한 번 수표를 꼭 카드 속에 담아 보내주었던 것이었다.
다정한 인사말고 함께.
그 날 이후론 늘 구좌로 헌금이 입금되었는데, 마침 그 날은 우편물로 보내져왔다. 봉투를 여니 역시 헌금이 카드 속에 담겨 있었다. 구좌번호를 묻던 날 사모님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이번 달엔 일부러 카드에 담아 보낸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덕분에 나는 비자 만료일을 이틀 앞두고 비자연장을 할 수가 있었다.
한 번은 교우와 잠깐 차를 바꿔 쓸 일이 생겼다. 내가 쓸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바꿔 쓰려니 혹시나 싶어 전에 차 검사 받은 일지를 찾아보았다. 그동안 때에 맞춰 차 검사를 받아주는 교우가 있었고, 그런 덕에 나는 차 앞 뚜껑을 열어보는 일도 없이 차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행거리와 엔진오일 교환시기를 확인해 보아야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엔진오일 교환시기가 제법 지나고 있었다. 서둘러 오일을 교환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 그런 사소한 일 속에도 하나님의 사인은 들어있다. 그게 어디 비자와 엔진오일 뿐일까, 때로는 사망과 패망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하나님은 얼마나 열심히 사인을 보내고 계시는 걸까. 하나님의 사인을 알아볼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삶이란 결국 하나님의 사인으로 가득 찬 것일텐데 (2003.7.7)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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