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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하루기도/생활성서>122
그림자 연극
"화려한 스키니와 편안한 스니커즈
그리고 머스트해브 아이템
퍼베스트로 스타일을 살리면 분위기도 산다!"
주님,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제 상식으로는 세상의 모든 언어가 이른바 적籍이라는 게 있어서
어느 민족 또는 어느 나라 말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줄 알고 있습니다만
서울 전철 광고판에서 읽은 위 문장은
아무리 봐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스키니? 스키니가 뭡니까?
영어 같긴 한데 영문으로 써 놓지 않았으니 사전을 찾아볼 수도 없고,
스니커즈? 그건 더 모르겠군요.
주님, 왜들 이러는 걸까요?
무엇이 겁나서 저렇게 자기 얼을 창녀처럼 분장하여
시장바닥에 내던지는 겁니까?
아아, 주님, 저로 하여금 '돈'을 미워하지 않게 지켜 주십시오.
'돈'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불쌍한 인간들을 연민하고 그 상처를 아파하고
때로는 이렇게 쓴 웃음 지으며
오늘도 저는 그림자 연극 같은 이 세상 스쳐 지나갈 따름입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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