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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3. 생의 저녁에 이르렀을 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396 추천 수 0 2004.11.03 11: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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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3 생의 저녁에 이르렀을 때
                                                              
하루해가 저무는 저녁이 오듯 인생에도 저녁이 옵니다. 계절이 매번 봄에 머물 수 없어 여름 지나 가을 지나 겨울이 오듯, 인생에도 언젠가는 생을 마감해야 하는 계절이 옵니다. 누구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조선시대 시인 박은은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자 약속했던 아내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슬픔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인명기능구, 역갈여우잠'
'사람의 목숨이란 게 어찌 오래 가랴, 소 발자국에 고인 물처럼 쉬 마를 테지' 하는 뜻입니다.
소가 뚜벅뚜벅 지나가면 발자국이 남습니다. 여름철 단번에 더위를 씻어주는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면 소가 남긴 발자국엔 물이 고입니다. 그러나 소나기 이내 지나가고 다시 볕 쨍하고 쏟아지면 소 발자국에 고여있던 물은 이내 마르고 맙니다. 소 발자국에 고여있다 이내 마르고 마는 물에서 생의 덧없음을 찾아내고 있는 시인이 마음이 가슴 저리게 다가옵니다.
'인간, 불쌍한 것. 결국은 구더기 밥'
거칠고 음산하게 들리지만 니코스카잔차키스의 말은 거짓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요. 지금 아무리 고운 피부를 자랑해도, 십 리를 단숨에 뛰는 건강을 자랑해도 누가 니코스카잔차키스의 말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겠습니까.  
누구에게라도 예외 없이 찾아오는 생의 저녁, 그렇다면 생의 저녁에 이르렀을 때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소유했던 모든 것, 누렸던 모든 시간들, 만났던 많은 사람들, 마음에 두었던 꿈, 그 모든 것들 속에서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도 변함없이 소중하게 남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요.
'내가 이것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단 말인가?'
한 때는 소중했을지 몰라도 결국은 자신을 허탈하게 할 그런 것이 아닌, 정말 이 삶을 살길 잘했구나 할 그 소중한 것들은 과연 무엇일지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자기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때, 가장 가치 있는 단 하나의 질문은 '나는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하는 것이다."리차드 바크가 한 말입니다. 가장 가치 있는 단 하나의 질문은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그는 단호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알베르트 까뮈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 받을 것이다."
무슨 죄를 얼마나 저질렀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생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잠언처럼 다가옵니다.  나는 얼마나 사랑하며 살고 있는지, 내 생의 저녁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온다 하더라도! 2004.4.26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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