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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3<하루기도/생활성서>129
절제의 미덕
중국, 일본, 한국 그리고 몽골 음식이 있는 뷔페 식당에 갔습니다.
쌓여 있는 음식물을 보고 속이 불편했어요.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난에 처할 줄도 알고
풍요에 처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건 압니다만
아직 저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불편하네요.
같은 땅에서 일어나는 이토록 심한 불균형을
어떻게 소화할는지 모르겠어요.
그 불편한 심사를, 일부러 먹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조금 먹는 것으로 해소해 보려는 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누군가 제 앞에 가져다 놓은 접시를
비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만 과식을 하고 말았어요.
바보같이 굴었습니다.
헛구역질 두 번으로 넘어가긴 했습니다만
다음에 또 이런 경우가 생기면
남의 체면 때문에 과식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진 않겠습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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