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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4 심기는 자식처럼 두기는 버린 것처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298 추천 수 0 2004.11.23 15: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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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사람 곽탁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사랑이 아니라 그를 병들게 하는 것일 수 있음을 곽타타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곽탁타의 원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지를 못합니다. 그가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다녔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낙타와 비슷하다 하여 마을 사람들이 ‘탁타’라 불렀는데, 그가 그 별명을 듣고는 매우 좋은 이름이다, 내게 꼭 맞는 이름이라고 하면서 자기 이름을 버리고 자기 역시 탁타라 하였답니다.
탁타의 직업은 나무를 심는 일이었습니다.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더라도 죽는 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자라고 열매도 일찍 맺고 많이 열었습니다. 다른 식목업자들이 탁타의 나무 심는 법을 엿보고 그대로 흉내내어도 탁타와 같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탁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 그렇지 않다.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 북돋우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 하면 뿌리를 흔들어 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를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본성을 차츰 잃게 되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병든 사랑과 잘못된 관심은 오히려 나무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주변에서 불쑥불쑥 터지는 뜻밖의 사건들이 그동안 쌓이고 쌓인 병든 사랑과 잘못된 관심의 결과가 아닌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한 나무를 살리는 지혜 속에 한 사람 한 사람, 결국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비결이 담겨있지 싶어 함께 눈여겨보고 싶었습니다. 2004..8.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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