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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6 난거지 든부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96 추천 수 0 2004.12.03 21: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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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든거지 난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는 가난하지만 겉보기에는 부자로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난거지 든부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가난해 보이지만 실속은 딴판으로 살림이 올찬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서로 반대되는 말임을 알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삶은 어느 쪽에 가까울지요?
극단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말하자면, 가진 것은 없으면서도 명품을 구입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면 우리는 분명 '든거지 난부자'일 것입니다. 남에게는 부자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가난하기 그지없는 초라한 모습이지요.
이름난 가문을 소개하는 글 중에 경주 최부잣집에 관한 글을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10여대 300년 동안 부를 현명하게 지켜내고 선하게 활용해 이름을 남긴 가문이었습니다. 최부잣집과 관련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서기 1671년 삼남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경주 부자 최국선의 집 바깥마당에 큰솥이 내걸렸습니다. 주인의 명으로 그 집의 곳간이 헐린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굶어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있어 무엇하겠느냐. 굶는 이들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 그리고 헐벗은 이에게는 옷을 지어 입혀주도록 하라." 큰솥에선 매일같이 죽을 끓였고, 인근은 물론 멀리서도 굶어 죽을 지경이 된 어려운 이들이 소문을 듣고 서로를 부축하며 최부잣집을 찾아 몰려들었습니다. 흉년이 들면 한해 수천, 수만이 죽어나가는 참화 속에서도 경주 인근에선 주린 자를 먹여 살리는 한 부잣집을 찾아가면 살길이 있었습니다. 그 해 이후 이 집에는 가훈 한가지가 덧붙여지는데, 그것이 바로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입니다.
최부잣집은 또한 담보문서를 불태우기까지 합니다. "돈을 갚을 사람이면 이러한 담보가 없더라도 갚을 것이요, 못 갚을 사람이면 이러한 담보가 있어도 여전히 못 갚을 것이다. 이런 담보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겠느냐. 땅이나 집문서들은 모두 주인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불태우거라."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는 최부잣집 가문이 지켜온 또 하나의 가훈이었습니다.
일제 시기와 해방 이후 격동기를 거치며 최씨 가문은 구차하고 비겁하게 재산을 지켰던 것이 아니라,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 자금과 대학 설립 자금으로 돌립니다. 300년 동안 지켜온 부를 자신과 가문이 아닌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던진 뒤 깨끗하게 부자 가문에서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최부잣집은 진정한 부자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참으로 의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은 화려할지 몰라도 속은 허전하기 그지없는 '든거지 난부자'의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에 환한 빛을 비춰줍니다. '든거지 난부자'의 삶을 '난거지 든부자'의 삶으로 바꾸는데 우리의 희망이 달려있다고 보입니다. 2004.10.3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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