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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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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지는 제법 되었지만 지금까지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일이 있습니다. 체조선수 양태영과 관련된 일입니다. 양태영 선수는 심판의 명백한 실수로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양태영 선수의 평행봉 출발 점수가 10점이 아닌 9.9점으로 계산돼 0.1포인트가 잘못 채점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거나 실수를 해서가 아니라 난이도에 따른 기본점수 계산을 심판이 잘못하여 빚어진 일이니 실수라고 하기엔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양태영 선수의 일이 지금껏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것은 단지 그가 당연히 자신의 몫이 되어야 할 금메달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금메달 수가 한 개 줄어들었다는 아쉬움 때문도 아닙니다. 한 가닥 양심을 기대했던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체조오심 소청을 기각했다는 사실 때문만도 아닙니다.
스포츠중재재판소 쪽이 "경기가 끝난 뒤 뒤늦게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소청을 기각한다"고 밝혔을 때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이는 아마도 이 일의 당사자인 양태영 선수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심판은 오심을 하기 마련"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따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양태영 선수 일과 관련해서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양태영 선수 대신 금메달을 받은 미국체조선수 폴 햄의 태도입니다. 국제체조경기연맹은 경기가 끝난 후 폴 햄 선수에게 편지를 써 "한국의 양태영 선수가 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경기의 진정한 우승자"라고 밝히고, "공정한 경기였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양태영에게 금메달을 양도하라"고 요청했지만 폴 햄은 금메달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국제체조경기연맹의 요청을 거절하였습니다.
폴 햄은 체조연맹이 공식으로 자신의 금메달을 돌려주라고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스포츠중재재판소 측이 체조오심 소청을 기각하자 "오늘은 내게 있어 분명 위대한 날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으로 내가 늘 마음속으로 느꼈던 사실, 즉 내가 그 날 밤의 챔피언이며 올림픽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 점이 아쉽습니다. 그는 법의 결정에 따라 금메달을 자신의 것으로 지켰습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진정한 금메달리스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진정한 금메달리스트였다면 아무리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한다 하여도 그것을 거절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아니 자신과 관련된 일이 그렇게 불거지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어렵게 차지한 금메달을 잃게 될지도 모르고, 금메달 획득에 따른 모든 혜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모든 영광과 혜택을 포기하며 양심을 지킴으로 그 일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양심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그는 영 놓쳐버렸기 때문입니다. 2004.11.14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양태영 선수의 일이 지금껏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것은 단지 그가 당연히 자신의 몫이 되어야 할 금메달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금메달 수가 한 개 줄어들었다는 아쉬움 때문도 아닙니다. 한 가닥 양심을 기대했던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체조오심 소청을 기각했다는 사실 때문만도 아닙니다.
스포츠중재재판소 쪽이 "경기가 끝난 뒤 뒤늦게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소청을 기각한다"고 밝혔을 때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이는 아마도 이 일의 당사자인 양태영 선수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심판은 오심을 하기 마련"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따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양태영 선수 일과 관련해서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양태영 선수 대신 금메달을 받은 미국체조선수 폴 햄의 태도입니다. 국제체조경기연맹은 경기가 끝난 후 폴 햄 선수에게 편지를 써 "한국의 양태영 선수가 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경기의 진정한 우승자"라고 밝히고, "공정한 경기였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양태영에게 금메달을 양도하라"고 요청했지만 폴 햄은 금메달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국제체조경기연맹의 요청을 거절하였습니다.
폴 햄은 체조연맹이 공식으로 자신의 금메달을 돌려주라고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스포츠중재재판소 측이 체조오심 소청을 기각하자 "오늘은 내게 있어 분명 위대한 날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으로 내가 늘 마음속으로 느꼈던 사실, 즉 내가 그 날 밤의 챔피언이며 올림픽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 점이 아쉽습니다. 그는 법의 결정에 따라 금메달을 자신의 것으로 지켰습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진정한 금메달리스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진정한 금메달리스트였다면 아무리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한다 하여도 그것을 거절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아니 자신과 관련된 일이 그렇게 불거지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어렵게 차지한 금메달을 잃게 될지도 모르고, 금메달 획득에 따른 모든 혜택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모든 영광과 혜택을 포기하며 양심을 지킴으로 그 일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양심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그는 영 놓쳐버렸기 때문입니다. 2004.11.14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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