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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3.바퀴는 빼고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360 추천 수 0 2005.09.28 1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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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찻집에 들렀습니다. 창문을 통해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볼 수 있는 2층 찻집이었습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큰 여유를 전해 줍니다. 키 작은 화초가 심긴 화분이 창가에 나란히 놓였는데, 반갑게도 모두 살아 있는 화초였습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오후의 빛을 화초의 잎새들은 투명하게 받고 있었습니다.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으며, 이따금씩 창밖으로 눈을 주어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뒤편에서 외마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가씨!"
비명에 가까운 날카로운 소리였습니다. 한 중년의 아주머니였는데, 아주머니는 몹시 흥분해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은 청년이 놀라 달려갔을 때 아주머니는 그를 앞에 세워 놓고 거칠게 항의를 했습니다. 얘기를 듣고 보니 그도 그럴 만한 일이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다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을 입에 넣었는데 입에 무엇인가가 걸리더랍니다. 보리차로 커피를 끓여 보리알이 걸렸나 보다 하며 손으로 꺼내 보니 기절초풍, 손에 걸려 나온 것이 바퀴벌레였습니다.
커피 속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다니 심했다 싶었고, 그걸 모르고 커피 한 잔을 다 마셨으니 얼마나 놀랬을까, 아주머니의 심정이 충분히 짐작이 되었습니다. 황당함과 송구함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청년을 세워 놓고 아주머니의 거친 항의는 한동안 더 계속되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분이 안 풀리는 표정이었습니다.
이럴 순 없었을까, 조용히 청년을 불러 "이봐요, 난 커피를 시켰는데, 왜 시키지 않은 것까지 주는 거죠?" 하면 청년은 "네? 제가 무얼...... " 할 것이고, 그 때 바퀴벌레를 청년의 손에 건네주며 "이게 커피 속에서 나왔다우." 그랬다면 어땠을까.
아주머니 심사로는 그럴 경황이 아니란 걸 뻔히 알면서도 생각이 엉뚱했던 건 아주머니의 항의가 너무 거칠고 길어 다른 손님이 있다는 걸 아예 잊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 때문이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그 찻집을 찾게 되었는데, 마침 그 청년이 주문을 받으러 왔습니다. 난 일부러 커피를 시켰고,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청년에게 한마디를 보탰습니다.
"바퀴는 빼고요."
이내 말뜻을 알아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청년, 전날 되게 겪었던 무안함이 그런 편한 웃음으로 지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2004.12.7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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