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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1. 걸레만큼만 깨끗했으면 좋겠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718 추천 수 0 2005.11.28 10: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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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꼭 필요한 살림도구 중에 걸레가 있습니다. 감히 '도구'라는 말조차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하찮게 여겨지는 것이지만, 사실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이지요. 우리의 어머니들은 날마다 때마다 걸레질을 하며 집안을 깨끗하게 지켰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바뀌어 걸레질하는 모습도 예전만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무릎을 꿇고 기어다니며 닦아야 하는 걸레질이 불편하기도 하고, 생활공간도 많이 바뀌어 걸레질이 소용없게 된 까닭도 있습니다. 걸레질이 했던 역할을 이제는 대부분 진공청소기가 대신하고, 그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젠 아예 청소를 하는 로봇까지 등장을 했다니 말입니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긴 했으나 지극한 정성인지라 정성으로 집안을 돌보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걸레질을 통해 말없이 느끼곤 했는데, 아무래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진공청소기로 하는 청소를 통해서는 같은 마음을 갖기가 힘들어진 셈입니다.  
걸레질이 갖는 의미는 또 다른 것에도 있었습니다. 걸레는 결코 깨끗한 천으로 사용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쓰다 쓰다 더는 못 쓰게 된 것이 걸레가 되었습니다. 형이 입던 옷을 동생이 물려 입다가 더는 물려 입을 수가 없게 된 낡은 옷가지가 그랬고, 한 아기를 다 키운 뒤의 기저귀가 그랬습니다. 어느 물건 하나 헤프게 쓰지 않는 알뜰함이 걸레에는 담겨 있었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걸레질을 통해 모든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자연스레 배운 셈이었습니다.
걸레는 자신이 더러워지는 만큼 집안을 깨끗하게 합니다. 자기가 더러워질수록 집안이 깨끗해  지는 것을 걸레는 알고 있습니다. 더러워진 몸을 온몸을 비틀어 짜 다시 깨끗하게 하지만, 그것 또한 다시 더러움을 닦아내기 위한 준비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걸레가 자기가 한 일을 크게 인정받는 것도 아니어서 자기가 할 일을 마치면 언제나 구석자리로 돌아갑니다.
'걸레만큼만'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걸레만큼만 깨끗했으면 좋겠네
유리창 걸레는 유리창보다 깨끗하고
마루 걸레는 마루보다 깨끗하고
똥 걸레는 똥보다 깨끗하니
똥을 만나면 똥보다 조금 더 깨끗하고
마루를 만나면 마루보다 조금 더 깨끗하고
유리창을 만나면 유리창보다 조금 더 깨끗한
오, 걸레만큼만, 이 세상 사는 동안에
걸레만큼만 깨끗했으면 참 좋겠네
-이현주

문득 '걸레만큼만 깨끗했으면 참 좋겠네' 하는 시가 간절해지는 것은 아무래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 걸레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자기를 내세우는 법 없이 더러움을 닦아내되 더러움을 닦아내기 위해 늘 더러움보다는 조금 더 깨끗한 걸레 같은 사람 말입니다.2005.4.20ⓒ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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