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2202.‘향수’를 눈물로 듣는 까닭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616 추천 수 0 2005.12.11 21:12:16
.........
좋아하는 노래 중에 ‘향수’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수 이동원 씨와 테너 박인수 씨가 함께 부른 노래지요. 요즘은 악보를 구해 가지고 이따금씩 노래를 혼자 배워보기도 합니다. 오해도 있었지만 성악을 전공한 박인수 씨가 대중 가요를 함께 부른 일에 대해 저는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성악이 몇몇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임을 확인시켜 준, 노래의 폭을 넓혀 준 의미로 이해를 합니다.

‘향수’라는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거나 노래를 부르다보면 나도 몰래 눈물에 젖을 때가 있습니다. ‘향수’라는 노래는 시인 정지용의 시에 김희갑 씨가 곡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빛나게 표현한 작가와 시가 또 얼마나 될까요. 한 줄 한 줄을 음미할 때마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풍경들. 풍경들이 주는 정겹고도 따뜻한 이미지. ‘향수’ 속에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환하게 퍼지는 아침햇살을 따라 영롱하게 빛나듯 아름다운 우리말과 아름다운 풍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직 나는 고향을 그리워 할 만큼 나이가 많지 않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갖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향수’를 눈물로 듣게되는 것은 고향이 이북이신 부모님 때문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부모님 심정으로 ‘향수’를 들으면 ‘향수’는 어느새 노랫말을 벗어나 고향에 대한 애틋하고도 절절한 그리움이 되어 화살처럼 깊이 마음에 박힙니다.

남북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일을 남의 일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래서 소중할 것입니다. ‘향수’를 다같이 눈물로 들을 수 있을 때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20 한희철 2226. 우리 손에 들린 돌멩이 한희철 2005-12-17 1617
4219 한희철 2225. 나부터 시작하자 한희철 2005-12-17 1573
4218 한희철 2224. 깨진 컵 한희철 2005-12-17 1865
4217 한희철 2223. 마지노 요새를 다녀와서 한희철 2005-12-17 2381
4216 한희철 2222. 교사불여졸성(巧詐不如拙誠) 한희철 2005-12-17 2254
4215 한희철 2221. 독일 할머니와 무 한희철 2005-12-17 1722
4214 한희철 2220. 큰 숙제 한희철 2005-12-17 1539
4213 한희철 2219. 가장 행복한 상 한희철 2005-12-17 1573
4212 한희철 2218. 쌀 두 말로 쌀 한 말을 한희철 2005-12-17 1743
4211 한희철 2217. 별이 되는 이름 한희철 2005-12-17 1543
4210 한희철 2216. 말 한 마디 한희철 2005-12-16 1515
4209 한희철 2215. 향기로운 마음의 선물 한희철 2005-12-16 1637
4208 한희철 2214. 한사람의 박수 한희철 2005-12-16 1537
4207 한희철 2213. 아버지 한희철 2005-12-16 1588
4206 한희철 2212. 아버지의 초상화 한희철 2005-12-16 1605
4205 한희철 2211. 홀가분한 마음 한희철 2005-12-15 1534
4204 한희철 2210.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한희철 2005-12-15 1527
4203 한희철 2209. 착하게 살자고요? 한희철 2005-12-15 1565
4202 한희철 2208. 박쥐의 헌혈 한희철 2005-12-15 1565
4201 한희철 2207. 독수리와 딱정벌레 한희철 2005-12-15 1604
4200 한희철 2206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한희철 2005-12-11 1446
4199 한희철 2205. 아, 봉숭아물! 한희철 2005-12-11 1624
4198 한희철 2204.‘신상구’ 한희철 2005-12-11 1694
4197 한희철 2203. 양파 파는 노인 한희철 2005-12-11 1477
» 한희철 2202.‘향수’를 눈물로 듣는 까닭 한희철 2005-12-11 1616
4195 한희철 2201. 잘익은 사람 하나 한희철 2005-12-10 1576
4194 한희철 2200.툭 내뱉는 말 한희철 2005-12-10 1564
4193 한희철 2199. 사람이 왜 아름다운 것인지 한희철 2005-12-10 1545
4192 한희철 2198. 사람을 믿는다는 것 한희철 2005-12-10 1612
4191 한희철 2197. 세상이 알아주건 말건 한희철 2005-12-10 1423
4190 김남준 버려야 할 마음-강퍅한 마음 김남준 2005-12-08 3239
4189 김남준 부드러운 마음과 완고한 마음 김남준 2005-12-08 3206
4188 김남준 하나님의 말씀에 예민한 마음 김남준 2005-12-08 3027
4187 김남준 율법에 대한 설교 김남준 2005-12-08 2570
4186 한희철 2196.끌개 한희철 2005-12-02 172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