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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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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노래 중에 ‘향수’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수 이동원 씨와 테너 박인수 씨가 함께 부른 노래지요. 요즘은 악보를 구해 가지고 이따금씩 노래를 혼자 배워보기도 합니다. 오해도 있었지만 성악을 전공한 박인수 씨가 대중 가요를 함께 부른 일에 대해 저는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성악이 몇몇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임을 확인시켜 준, 노래의 폭을 넓혀 준 의미로 이해를 합니다.
‘향수’라는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거나 노래를 부르다보면 나도 몰래 눈물에 젖을 때가 있습니다. ‘향수’라는 노래는 시인 정지용의 시에 김희갑 씨가 곡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빛나게 표현한 작가와 시가 또 얼마나 될까요. 한 줄 한 줄을 음미할 때마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풍경들. 풍경들이 주는 정겹고도 따뜻한 이미지. ‘향수’ 속에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환하게 퍼지는 아침햇살을 따라 영롱하게 빛나듯 아름다운 우리말과 아름다운 풍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직 나는 고향을 그리워 할 만큼 나이가 많지 않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갖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향수’를 눈물로 듣게되는 것은 고향이 이북이신 부모님 때문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부모님 심정으로 ‘향수’를 들으면 ‘향수’는 어느새 노랫말을 벗어나 고향에 대한 애틋하고도 절절한 그리움이 되어 화살처럼 깊이 마음에 박힙니다.
남북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일을 남의 일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래서 소중할 것입니다. ‘향수’를 다같이 눈물로 들을 수 있을 때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향수’라는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거나 노래를 부르다보면 나도 몰래 눈물에 젖을 때가 있습니다. ‘향수’라는 노래는 시인 정지용의 시에 김희갑 씨가 곡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빛나게 표현한 작가와 시가 또 얼마나 될까요. 한 줄 한 줄을 음미할 때마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풍경들. 풍경들이 주는 정겹고도 따뜻한 이미지. ‘향수’ 속에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환하게 퍼지는 아침햇살을 따라 영롱하게 빛나듯 아름다운 우리말과 아름다운 풍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직 나는 고향을 그리워 할 만큼 나이가 많지 않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갖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향수’를 눈물로 듣게되는 것은 고향이 이북이신 부모님 때문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부모님 심정으로 ‘향수’를 들으면 ‘향수’는 어느새 노랫말을 벗어나 고향에 대한 애틋하고도 절절한 그리움이 되어 화살처럼 깊이 마음에 박힙니다.
남북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일을 남의 일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래서 소중할 것입니다. ‘향수’를 다같이 눈물로 들을 수 있을 때 통일은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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