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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 아버지의 초상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605 추천 수 0 2005.12.16 16:53:02
.........
<경유록>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인이 많이 사는 흡 지방에 한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선비의 부친은 젊어서 진지방 일대로 장사를 떠났는데, 떠난 지가 어느새 삼십 년이나 되었습니다. 선비의 집 방안에는 아버지가 떠나며 남긴 아버지의 초상화 한 장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집을 떠난 아버지가 삼십여 년 만에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삼십여 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아들은 하도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아버지라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방에 걸려있는 초상화와 비교해서 보았지만 서로 닮은 데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그림 속의 제 아버지는 살결이 희고 살이 쪘는데, 당신의 살결은 검고 몸은 말랐습니다. 그림에는 수염이 검고 적은데, 지금 당신의 수염은 희고 많습니다. 쓰고 있는 모자나 입고 있는 옷이나 신고 있는 신발까지 어찌 그림과 이리 다를 수가 있습니까?”
아버지의 초상화와 다르다며 아버지를 믿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딱한 것은 그의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의 남편이 돌아왔지만 아들의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는 아들을 따라 초상화를 쳐다보며
“네 말이 맞다. 초상화하고는 너무나 차이가 많구나.”
하면서 남편을 선뜻 맞아들이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난감해진 아버지는 할 수 없이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상화를 그린 화가의 이름과 초상화를 그리게 된 사연 등을 상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가 그제야 몹시 기뻐하며 “과연 제 남편이 맞군요!” 했고,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아들은 예를 갖추고 아버지를 아버지로 모셔들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했던 아들과 자신의 남편을 알아보지 못했던 어머니, 떨어져 지낸 지가 하도 오래되어 그럴 수 밖에 없다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초상화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아들과 어머니는 초상화에 얽매어 돌아온 아버지와 남편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기억하라고 그린 초상화가 오히려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문득 바라보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를 때가 많습니다. 흰머리는 더욱 늘고, 주름은 더욱 깊게 패이고, 손은 더욱 야위고, 등은 더욱 굽어졌습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지금의 부모님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부모님의 모습과 다르게 노쇠하였다고 행여 부모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박대하는 어리석음이 우리에게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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