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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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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발전의 모델이 된 때문이었는지 독일의 경제발전 이야기는 어릴 적 학교에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무슨 표지판처럼 마음 속에 남아있는 말이지요. ‘라인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해준 근거로 회자 됐던 독일 사람들의 생활 가운데는, 담배를 필 때에도 열 사람이 모여야 비로소 성냥을 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열 사람이 모여야 성냥 한 개를 썼다는 이야기는 근검절약의 표본처럼 우리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지독한 사람들이구나, 그렇게 아껴 써야 나라가 사는 거구나, 우리는 지금 너무 헤프게 쓰며 사는 것이 아닐까, 내가 아껴 쓸 수 있는 게 뭘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폐품 모으기도 열심히 했고, 몽당연필을 볼펜 자루 끝에 박아 마지막 연필심이 남을 때까지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 독일에 와서 살며 독일 사람들의 생활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분명히 우리와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법과 문화, 생활 습관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와 다른 점을 눈여겨보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고 소중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 타산지석이 될 수 있겠다 여겨집니다.
얼마 전에 들은 한 할머니의 이야기는 독일 사람들의 몸에 밴 생활 습성을 잘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무 값이 한창 비쌀 때였다고 합니다. 야채 가게에서 한 할머니가 무를 사는데 작은 무 하나를 고르더랍니다. 무의 크기나 무게와는 상관없이 무 한 개에 얼마씩을 받고 팔 때였습니다.
큰 무를 놔두고 작은 무를 택하는 할머니의 선택이 안쓰러워 뒤에 섰던 한국 분이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드렸답니다. 노인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에 상관없이 무값은 모두 똑같으니 이왕이면 큰 무를 택하라고, 당연히 그랬겠지요.
그랬더니 할머니의 대답이 뜻밖이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작은 무가 내게는 적당합니다. 큰 무를 사 가지고 가면 무가 남게 되고 결국은 썩혀 버릴텐데,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의 정서로는 남든 썩든 일단은 그 중 큰놈을 고르기가 쉬울 것 같은데, 할머니는 당신에게 적당한 무를 선택했습니다. 무 값이 비쌀 때니 무조건 큰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바로 그런 때야말로 알맞은 무를 택해 헛되게 버리는 것을 최소화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자족하는 마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함께 살 줄 아는 마음, 작은 무를 선택한 할머니의 손길 속에 담겨있는 그런 귀한 마음을 우리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열 사람이 모여야 성냥 한 개를 썼다는 이야기는 근검절약의 표본처럼 우리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지독한 사람들이구나, 그렇게 아껴 써야 나라가 사는 거구나, 우리는 지금 너무 헤프게 쓰며 사는 것이 아닐까, 내가 아껴 쓸 수 있는 게 뭘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폐품 모으기도 열심히 했고, 몽당연필을 볼펜 자루 끝에 박아 마지막 연필심이 남을 때까지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 독일에 와서 살며 독일 사람들의 생활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분명히 우리와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법과 문화, 생활 습관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와 다른 점을 눈여겨보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고 소중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 타산지석이 될 수 있겠다 여겨집니다.
얼마 전에 들은 한 할머니의 이야기는 독일 사람들의 몸에 밴 생활 습성을 잘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무 값이 한창 비쌀 때였다고 합니다. 야채 가게에서 한 할머니가 무를 사는데 작은 무 하나를 고르더랍니다. 무의 크기나 무게와는 상관없이 무 한 개에 얼마씩을 받고 팔 때였습니다.
큰 무를 놔두고 작은 무를 택하는 할머니의 선택이 안쓰러워 뒤에 섰던 한국 분이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드렸답니다. 노인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에 상관없이 무값은 모두 똑같으니 이왕이면 큰 무를 택하라고, 당연히 그랬겠지요.
그랬더니 할머니의 대답이 뜻밖이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작은 무가 내게는 적당합니다. 큰 무를 사 가지고 가면 무가 남게 되고 결국은 썩혀 버릴텐데,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의 정서로는 남든 썩든 일단은 그 중 큰놈을 고르기가 쉬울 것 같은데, 할머니는 당신에게 적당한 무를 선택했습니다. 무 값이 비쌀 때니 무조건 큰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바로 그런 때야말로 알맞은 무를 택해 헛되게 버리는 것을 최소화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자족하는 마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함께 살 줄 아는 마음, 작은 무를 선택한 할머니의 손길 속에 담겨있는 그런 귀한 마음을 우리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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