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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5. 빠뜨려선 안 될 것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738 추천 수 0 2006.01.21 0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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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사람의 장기를 모형으로 만들어 넣은 마네킹에 손을 넣어 심장을 꺼내들며 동료학생들에게 "심장이다!" 외쳤습니다. 물론 장난삼아 한 일었지요. 그 때 그 모습을 눈여겨본 교수가 학생에게 진지하게 충고를 했다고 합니다.
"자네, 의학공부를 그만뒀으면 좋겠네."
아무리 모형으로 만든 장기라 하여도 그런 가벼운 태도는 생명을 다루는 이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의 가벼운 언행과 그의 가벼움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지적하는 스승의 진지함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맹자>에 보면 공자가 몹시 화를 내고 있는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공자는 "처음으로 인형을 만든 사람은 그 후손이 없을 것인저!" 하며 극언에 가까운 말을 합니다. 지금이야 어떨지 몰라도 그 옛날 자식이 없는 것은 불효 중에서도 가장 큰 불효에 해당하는 일이었습니다. 칠거지악 중에서도 가장 첫손에 꼽히는 것이 바로 자식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인형이나 마네킹을 만드는 이들이 들으면 경악을 할 이야기입니다만, 도대체 공자는 무엇 때문에 인형이나 허수아비를 처음으로 만든 이에게 그런 끔찍하고 불행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일까요?
공자가 인형을 만드는 일을 두고 그토록 화를 내며 경계를 하였던 것은 인형을 만들어서 쓰다보면 결국은 인간을 함부로 대하게 될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형의 팔다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 마음대로 사용하다보면 결국은 사람을 인형처럼 가볍게 대할 것을 내다보았던 것입니다.
마치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칼이나 총으로 함부로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다보면, 정말로 사람을 죽이는 일도 게임을 즐기듯이 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였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범죄가 갈수록 잔인해지는 것이 결코 그들이 즐기는 잔인한 게임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눈폭탄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재해를 동반한 폭설 못지 않게 우리 모두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 일이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모두가 허탈하여 맥이 빠진 모습들입니다. 그 일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신뢰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는 중대한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제 살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감내하며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잘못을 밝혔다는 것에서 한줌 위로를 찾게 됩니다.
아무리 중요한 성과를 이뤘다 할지라도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나머지 것이 아무리 훌륭하고 아무리 큰 이익을 보장한다 하여도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버리면 그것은 오히려 그만큼 위험하고 사악한 것으로 전락을 하고 맙니다.
누가 무슨 일을 하든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겸손, 그리고 정직함이 필요한 것임을 아프게 배운 것으로, 안쓰럽지만 마음을 정리하며 그나마 위로를 구해 봅니다. 2005.12.25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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