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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6. 새 술은 새 부대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008 추천 수 0 2006.01.30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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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말은 아마도 '내일'이란 말이지 싶습니다. 무엇인가를 꼭 갖고 싶어할 때, 어딘가를 꼭 가고 싶어할 때, 무엇인가를 꼭 먹고 싶어할 때 어른들은 대개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 해줄게."
그러면 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 내일이 언제 오는 것인지를 묻습니다.
"내일이 언제야?"
"코- 자고 나서 깨면 그 날이 바로 내일이란다."
아이는 그 말을 믿고서 잠이 듭니다. 잠을 자면서 그토록 원했던 것을 꿈속에서 만나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어른들께 묻습니다.
"오늘이(지금이) 내일이야?"
그러면 어른들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대답을 합니다.
"아니.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다시 한 밤을 자야 오는 거야."  
분명 하룻밤을 자고 나면 그 날이 '내일'이라고 해놓고선, 하룻밤을 자고 새로운 날을 맞았는데 그 날을 '내일'이라 부르지 않고 '오늘'이라 부르다니, '내일'은 또다시 하룻밤을 자야 오는 것이라니, 어린 아이는 그 말이 혼란스러워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오히려 아무런 혼돈도 없이 당연한 듯 그렇게 말하는 어른들이 이상하게 보이겠지요.
생각해보면 '내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린 아이뿐만이 아니지 싶습니다. 묻지 않을 뿐, 안다고 생각할 뿐, 사실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지요. 우리는 많은 일들을 내일로 미루며 살아갑니다. 지금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큰 고민 없이 내일로 미루곤 하지요. 그 내일이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철들자 망령'이란 우리의 속담은 얼마나 두려운 말인지요? 오늘의 의미를 모르고 오늘 여기서 해야 할 일을 내일 또 내일로 미루다가 어느 날 문득 하늘의 은총으로 철이 들긴 들었는데, 그 철든 삶을 살아갈 시간이나 건강이 남아 있지 않아 망령을 떨게 된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게 되는, 허망한 삶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지요.  
'물고기가 맨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것은 물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고기가 맨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것이 물이라니, 물에서 태어나 물에서 산 물고기가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싶지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러기가 쉽겠다 싶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 무엇과 더불어 살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면 끝내 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눈을 감는 물고기와 다를 바가 없어지고 맙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는데, 새로 맞은 한해를 새로운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오늘'이라는 새 부대에! 2006.1.2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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