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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바위

홍승표 홍승표............... 조회 수 4211 추천 수 0 2006.03.21 22:00:58
.........
348. 바위

바람이 한 곳에서만 불어온다.
바람이 온통 한 곳으로만 쏠려간다.
떼 밀리고 엎어지면서 뒤질새라 달려간다.
바위만이 어깨 내밀어 길을 내주고 있다.
밟히고 차이면서 말없이 엎드려 있다.
그 얼굴에 웃음이 서글프다.
그 얼굴에 웃음이 아름답다. (신경림)

(윤구병 선생님은 일찍이 ‘똑같은 것보다는 다 다른 것이 더 좋아’라는 글로 획일 된 삶을 잘못되었다고 깨우쳐 주셨지요. 그래도 세상 사람은 모두가 세상 사람이지요. 똑같은 곳으로만 달려가는 것처럼 보일 만큼 많은 이들이 욕망의 길로만 내닫습니다.
그런데 바위만이 길을 내주고 있습니다. 붙잡거나 막기보다는 밟히고 채이며 어깨를 말없이 엎드려 있습니다. 그 바위는 서글플까요. 아름다울까요?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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