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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동네는 딸기밭이 많다. 딸기 수확이 한창인 요즘, 딸기꽃 딸기향으로 위아래 동네가 알큼달큼. 딸기를 고아서 잼도 만들고, 아침마다 딸기 주스도 갈아 마시고… 딸기밭 가까이 사는 덕분에 싱싱한 딸기를 도매값으로 구해 먹는다.
딸기 수확기엔 돈을 만질 수 있으니 딸기코 아저씨들도 눈에 띈다. 담양 명물 떡갈비나 창평 국밥에다 소주나 한잔 마시고 소주나 두잔 마시고… 비닐하우스에서 더위 먹어가며 허리 굽히고 일하는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리라. 하여 설랑 천하의 악처라도 이즈음에는 딸기코를 눈감아줄 밖에.
“딸기 한 상자 살란디….”
“먼 딸기를 그라고 먹어 댄당가?”
“산다고 해도 그라시네. 싫음 딴 데 가서 갈아주고요.”
“우리집 딸기 맹크롬 맛있을라고. 많이 얹어 드리께.” 덤으로 고봉 한가득.
“딸기하고 아재 코하고 색깔이 영락없네요. 딸기도 주인 닮는 모양입니다.”
“흐흐, 그랑가? 딸기 따다 보믄 손톱도 매니큐어 칠한 거 같아져. 요거 보라고. 겁나 이쁘재이? 이라다 ‘하리수’ 되불랑가 몰라.”
〈임의진|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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