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왜가리 제자단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727 추천 수 0 2007.06.15 15:53:07
.........



논갈이, 못자리, 논밭둑 가래질로 남녘땅은 시방 들썩들썩. 사람이면 죄다 들에 나가 계신다. 집은 흰둥개하고, 고장 잦은 구닥다리 텔레비전하고, 치매 걸린 할매가 지키는 중이다. 새벽부터 초저녁까지 불도저처럼 일을 하여 “구이장(전직 이장님을 일컬어) 저 양반이야말로 터미널이재.” 아마도 터미네이터를 그렇게 부르는 모양, 경외의 눈초리로 바라들 보신다. 그런데 구이장님은 너무 일밖에 몰라 곁에 친구들이 없다. 집 아니면 논바닥, 무슨 일인지 읍내 출입도 드물다. 장날 우연이라도 “아이고매 반갑네잉” 스칠 법 한데 말이다.

오늘 보아하니, 외톨박이 구이장님을 죽어라고 쫄쫄 따라다니는 것들이 다 있구나. 논갈이를 하는데 뒤꿈치를 바짝 좇는 누구들이 보인다. 바로 왜가리들, 물댄 논을 갈아엎자 굼벵이며 벌레들이 둥둥 뜬다. 떡고물이 있으니까 따라다니는 것만은 아니리라. 삼보일배를 하듯 깍듯이 배례를 계속하며 뒤를 따른다.

구이장님 경운기 쟁기질을 바라보다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서 왜가리들과 나도 걸었으면 좋겠다. 푹푹 빠지는 논을, 땀 흘리며 밟아보고 싶구나. 흰옷을 입은 제자들을 이끌고 다니는, 오랜 침묵의 대선사 같은 저 풍모.

〈임의진|목사·시인〉  
경향신문 입력: 2007년 05월 09일 17:55:3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95 필로칼리아 작은 노력 [1] 사막교부 2007-06-29 3940
5094 필로칼리아 영혼의 문지기 [1] 사막교부 2007-06-29 4361
5093 필로칼리아 삶으로 나타나는 총명함 [1] 사막교부 2007-06-29 4093
5092 필로칼리아 진정한 자유인 [1] 사막교부 2007-06-29 4177
5091 김남준 교회의 위기-신자의 내면 생활에서 김남준 2007-06-21 4011
5090 김남준 술집으로 변한 교회당 김남준 2007-06-21 4196
5089 김남준 거룩한 삶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 김남준 2007-06-21 3924
5088 김남준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는 한 사람 김남준 2007-06-21 3954
5087 김남준 공의는 주께, 수욕은 우리에게 김남준 2007-06-21 3942
5086 김남준 크신 하나님 김남준 2007-06-21 4045
5085 김남준 역사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손길 김남준 2007-06-21 3954
5084 김남준 영적인 대리만족 김남준 2007-06-21 3995
5083 김남준 하나님의 통치를 사모하는 사람들의 특징 김남준 2007-06-21 4586
5082 필로칼리아 숭덕의 삶 사막교부 2007-06-17 4104
5081 필로칼리아 우리는 예술가 사막교부 2007-06-17 4190
5080 필로칼리아 총명함을 사용함에 대하여 사막교부 2007-06-17 4159
5079 임의진 [시골편지] 여인들의 사랑 file 임의진 2007-06-15 3824
5078 임의진 [시골편지] 무덤꽃 file 임의진 2007-06-15 4014
5077 임의진 [시골편지] 그리워라, 황소 file 임의진 2007-06-15 3630
5076 임의진 [시골편지] 뛰뛰빵빵 군내버스 file 임의진 2007-06-15 3811
5075 임의진 [시골편지]천체 망원경 file 임의진 2007-06-15 3751
» 임의진 [시골편지] 왜가리 제자단 file 임의진 2007-06-15 3727
5073 필로칼리아 자신을 고치는 사람 사막교부 2007-06-12 1821
5072 필로칼리아 무지한 사람 사막교부 2007-06-12 4049
5071 필로칼리아 덕을 함양하는 삶 사막교부 2007-06-12 4073
5070 김남준 역사는 하나님의 손에 김남준 2007-06-11 4263
5069 김남준 어두운 역사 한가운데 깨어 있는 영성 김남준 2007-06-11 3988
5068 필로칼리아 신중함에 대하여 사막교부 2007-06-06 4588
5067 필로칼리아 자신을 살핌에 대하여 사막교부 2007-06-06 4292
5066 필로칼리아 영혼에 폐해를 주는 헛된 욕망 사막교부 2007-06-05 4370
5065 김남준 역사에 대한 소명감 김남준 2007-06-05 4084
5064 김남준 안타까운 일 김남준 2007-06-05 3861
5063 김남준 통탄할 일 김남준 2007-06-05 4047
5062 필로칼리아 신앙 덕목들이 주는 유익 사막교부 2007-06-03 4034
5061 필로칼리아 진실로 총명한 자는 사막교부 2007-06-02 427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