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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4 따뜻한 집 한 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393 추천 수 0 2007.10.08 0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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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4 따뜻한 집 한 채
                                      
얼마 전 사무엘 막비(샘) 교수에 관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읽었습니다. 샘은 1991년 미국의 오번 대학교에 건축학과 교수로 임명되자마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루럴스튜디오를 엽니다. 이론에 치우쳐 있는 건축교육을 실제의 삶과 연결시키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변두리 지역의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샘과 학교의 의지를 앨라배마 전력재단이 후원을 하여 루럴스튜디오는 문을 열 수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루럴스튜디오를 세우기로 결정한 곳은 미국 앨라배마 주의 헤일지역이었습니다. 방치된 헛간, 무너져 내린 오두막집, 녹슬 대로 녹슨 이동주택, 허물어져 가는 현관에 말없이 앉아있는 노인, 꾀죄죄한 몰골의 수탉이 시끄럽게 푸덕거릴 뿐인, 가난한 흑인들이 살아가는 버려진 지역이었습니다. 우리에겐 2005년에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참사로 새롭게 알려진, 미국에는 뉴욕과 같이 눈부신 곳만이 아니라 이렇게도 어두운 이면이 감추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루럴스튜디오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는 일을 하게 되는데, 흥미 있게 와 닿았던 부분이 집을 짓는 재료였습니다. 샘과 학생들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라면 무엇이든지 이용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은 집을 짓는 일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여겨지던 버려진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깡통, 자동차 타이어, 자동차 번호판, 도로 표지판, 철로에 깔았던 침목, 오래된 벽돌, 기증받은 목재, 마른 풀, 유리병 등 어떤 것이라도 집을 짓는 재료가 되었습니다. 종이박스를 압축한 골판지 묶음조차도 집을 짓는 자재로 쓸 수 있었던 것은 가벼운 상상력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샘이 미국 최고의 건축물들과 동등한 수준을 가지고 있다며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아름다운 현대건축물, 메이슨벤드의 커뮤니티센터는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가난한 땅에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으려는 마음이 구체화된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커뮤니티센터의 유리지붕을 덮을 예산이 부족하자 결국은 폐차장에서 구한 자동차 유리로 지붕을 덮는데, 마치 돛단배를 연상시키는 기가 막힌 지붕을 만들어냅니다.
샘은 학생들로 하여금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길을 알려줌으로써 세상에 대한 편견을 없애 주었고, 건축가가 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돈을 벌기위한 종이 위의 건축에서 벗어나 건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샘은 믿었던 것입니다. 샘은 떠났지만 루럴스튜디오의 학생들은 샘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도 가난한 지역의 이웃들을 위한 집을 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제각기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저마다 자신의 집 하나씩을 짓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샘이 보여주었듯이 우리가 우리의 삶을 통해 짓는 마음의 집 한 채가 따뜻한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6.12.23ⓒ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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