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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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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집에 살던 어떤 할머니가 집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낡은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구텐베르크가 찍어낸 성경책이었습니다. 오래된 책인데다가 글씨도 읽기가 어려운 할머니는 그 책을 벼룩시장에 내다가 팔았습니다. 물론 헐값에 팔았겠지요. 책을 팔고 돌아와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친구가 펄쩍 뛰었습니다. 그 책이 어떤 책인데 그렇게 팔 수가 있냐는 것이었죠. 그러자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잖아도 책에 낙서가 하도 많이 되어 있어서 값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어. 마틴 루터라는 녀석이 얼마나 낙서를 많이 해놓았던지 말이야.”
구텐베르크와 마틴 루터가 누군지만 알았어도 할머니는 그 책을 그렇게 쉽게 팔지는 않았을 테지요.
골동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하루는 시골 장터를 찾아갔습니다. 시골 장에 가면 뜻밖의 골동품을 값싸게 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장터를 돌아보던 골동품 수집업자가 기가 막힌 물건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물건이었습니다. 허름한 차림을 한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한 마리 팔고 있는데, 강아지 앞에 놓인 개밥 그릇이 보통 그릇이 아니었습니다. 참으로 보기 드문 귀한 그릇이었습니다.
골동품 수집업자는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괜히 할아버지 앞에서 밥그릇을 보고 감탄을 하거나 호들갑을 떨면 할아버지가 그릇을 안 팔 수도 있고, 판다 해도 값을 비싸게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골동품 수집업자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농사는 잘되었는지, 건강은 좋으신지, 자녀들은 잘 사는지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끝에 오늘 어떤 일로 나오셨느냐고 물었습니다. 강아지를 팔러 나왔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자기가 강아지를 사겠다며 값을 물었습니다. 팔만 원을 받으려 한다는 할아버지께 십만 원을 꺼내 드리며 날씨도 찬데 장국밥이라도 따뜻하게 말아 드시라며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강아지를 건네며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골동품 수집업자는 그 동안 참았던 말을 꺼내놓았습니다. 서울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가다가 강아지가 배고프면 밥을 주게 개밥그릇을 가져가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귀한 그릇을 그냥 가져가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안 되네, 젊은 양반. 사실은 이 개밥 그릇 때문에 이 자리에서만 개를 백 두 마리 째 팔고 있는 중이라우.”
우리 삶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모두들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허섭스레기와 같은 것들도 있게 마련이고요. 소중한 것과 하찮은 것을 올바로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지켜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두 손을 모으게 되는 새해 벽두입니다. 2007.1.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그렇잖아도 책에 낙서가 하도 많이 되어 있어서 값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어. 마틴 루터라는 녀석이 얼마나 낙서를 많이 해놓았던지 말이야.”
구텐베르크와 마틴 루터가 누군지만 알았어도 할머니는 그 책을 그렇게 쉽게 팔지는 않았을 테지요.
골동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하루는 시골 장터를 찾아갔습니다. 시골 장에 가면 뜻밖의 골동품을 값싸게 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장터를 돌아보던 골동품 수집업자가 기가 막힌 물건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물건이었습니다. 허름한 차림을 한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한 마리 팔고 있는데, 강아지 앞에 놓인 개밥 그릇이 보통 그릇이 아니었습니다. 참으로 보기 드문 귀한 그릇이었습니다.
골동품 수집업자는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괜히 할아버지 앞에서 밥그릇을 보고 감탄을 하거나 호들갑을 떨면 할아버지가 그릇을 안 팔 수도 있고, 판다 해도 값을 비싸게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골동품 수집업자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농사는 잘되었는지, 건강은 좋으신지, 자녀들은 잘 사는지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끝에 오늘 어떤 일로 나오셨느냐고 물었습니다. 강아지를 팔러 나왔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자기가 강아지를 사겠다며 값을 물었습니다. 팔만 원을 받으려 한다는 할아버지께 십만 원을 꺼내 드리며 날씨도 찬데 장국밥이라도 따뜻하게 말아 드시라며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강아지를 건네며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골동품 수집업자는 그 동안 참았던 말을 꺼내놓았습니다. 서울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가다가 강아지가 배고프면 밥을 주게 개밥그릇을 가져가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귀한 그릇을 그냥 가져가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안 되네, 젊은 양반. 사실은 이 개밥 그릇 때문에 이 자리에서만 개를 백 두 마리 째 팔고 있는 중이라우.”
우리 삶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모두들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허섭스레기와 같은 것들도 있게 마련이고요. 소중한 것과 하찮은 것을 올바로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지켜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두 손을 모으게 되는 새해 벽두입니다. 2007.1.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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