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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3.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873 추천 수 0 2007.10.17 15: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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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향'이란 그림이 있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형상화 한 그림으로, 거지꼴로 돌아온 아들을 다 늙은 아버지가 끌어안아 맞는 장면을 그렸다.
일부러 그렇게 그린 것인지, 나중의 해석이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가만 보면 아버지의 두 손이 다르게 보인다. 한 손은 억세고 강한 아버지의 손인데, 한 손은 보드랍고 온화한 어머니의 손이다. 내가 다시는 너를 놓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강함과, 얼마든지 너를 용서한다는 어머니의 따뜻함이 공존하고 있다.
나이 들어 그렇겠지만 아버지의 두 눈은 거의 감겨져 있다. 아들이 지은 지난날의 잘못에 대해 모두 눈을 감은 아버지의 심정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 앞에 거지꼴을 한 아들이 다 헤진 신발 한 짝을 벗은 채 무릎을 꿇고 있다. 분명 아들은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저는 더 이상 아들이 아닙니다. 품꾼의 하나로 써 주소서."  
지성으로 잘못을 빌면 용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 사람이 사람에 대해 그럴진대 하물며 하늘이랴.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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