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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는 옷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627 추천 수 0 2007.10.25 2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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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과노긔이야기6/드림>중에서

밥먹는 옷

"서두르시게" 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스승에게 친구들이 말했다.
"힐렐 집안 잔치가 벌써 시작되었나 보네. 늦겠어"
'이 친구들 말이 맞아.' 스승은 생각했다. '옷을 갈아입다가는 잔치 밥을 못 얻어먹겠군.' 스승은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는 대신 작업복 차림 그대로 부자인 힐렐의 집을 향해 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잔칫집 문간에 도착하자 하인들이, 옷을 갖추어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들어서지도 못하게 하였다. 사정을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스승은 가까이 사는 한 친구 집으로 가서 근사한 겉옷 한 벌을 빌려 입고 급히 잔칫집으로 돌아갔다. 하인들이 그를 환영하여 자리에 앉혔다.
음식이 나오자 스승은 그것들을 자기 옷에다가 쏟아 붓기 시작했다. 채소들을 웃옷에 문질러대고 양고기를 주머니에 욱여넣으면서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어서들 먹게. 맛있게 먹어주면 고맙겠네."
손님들이 스승의 엉뚱한 행동에 눈길을 모았다. 이윽고, 힐렐이 그에게 물었다. "어째서 옷에 음식을 먹이는 거요?"
스승이 대답했다. "처음 내가 이 집에 왔을 땐 작업복을 입었다고 들여보내주지 않더니, 이 옷을 입고 오자 나를 받아들여 이 자리에 앉혔소. 이 집 잔치에 초대받은 것이 내가 아니라 옷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어떻게 내가 음식을 먹을 수 있겠소?"

기도 : 주님, 제 눈을 밝혀주십시오. 사람이 입은 옷보다 옷 입은 사람을 먼저 보게 해주시고, 사람이 쓰는 돈보다 돈 쓰는 사람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해주십시오.. 요란하게 꾸미고 나선 자들의 겉모습에 속아넘어가는 일이 앞으로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여 속에 없는 말을 하거나, 없으면서 있는 척하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제부터 그러겠다는 저의 다짐이자 희망일 뿐,  실제로 그럴 수 있을는지 그 점에는 자신이 없군요. 도와주십시오, 주님.
세상에 속지도 말고 세상을 속이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거침없이 살아가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 아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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