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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주렁주렁 눈물방울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867 추천 수 0 2007.11.14 09: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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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없는 자의 영혼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인디언의 경구다. 곱씹을수록 위로가 된다. 다사다난 모진 풍파 헤쳐 가는 세월인데, 아프고 슬픈 일 겪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심약한 우리들은 웃음과 행복, 건강과 무사안녕뿐이길 기원하지만, 인생길 고갯마루가 그렇게 간단하거나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친구야! 울고 싶은 일 있으면 마음껏 울어. 꺼윽 꺼윽 울다보면 어느새 눈가에 무지개가 뜰 거야.”
마당 한 구석 감나무에 달린 마지막 잎새는 오 헨리의 단편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새들이 먹다만 꼭대기 붉은 홍시가 뚝하니 땅에 떨어졌다. 바닥에 으깨어진 홍시를 보자니 붉디붉은 눈물방울 같구나. 하늘도 울고 싶은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아랫집 형님이 큰 화상을 입고, 광주를 거쳐 서울까지 응급 이송되었다. 그 일로 이웃 사촌들마다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입원 보따리를 싸들고 올라가는 형수는 주렁주렁 눈물방울이었다. 가까운 정류장까지 모셔다 드리면서, 달랑거리던 은행잔액을 눈 찔끔 감고 비웠다.
“감사해서 이 빚을 다 어찌케 갚을라는지…올라오는 길 눈물이 막 나가꼬 혼나부렀네요.” 전화기 저편에서 또 훌쩍이신다.

〈글·그림|임의진 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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