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가로수 길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890 추천 수 0 2008.01.23 11:11:14
.........


동네로 들어오는 가로수에 까마귀 떼가 까맣게 앉았다. 고흐가 그린 까마귀 떼 풍경 같다. 군내 곳곳으로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게다가 우리 면에는 삼나무, 회화나무, 벽오동나무, 플라타너스, 벚나무, 백일홍까지…. 줄줄이 멋들어진 가로수 길. 담양의 자랑이며 외딴 집 들어오는 병풍산길 자랑이다. 특히 메타세쿼이아는 일부 베어 사라질 뻔하였는데, 군민들이 관과 싸워 지켜낸 가로수 길이라 애정이 남다르다. 오히려 지금은 군에서 가로수 길을 관광 코스로 첫손에 꼽는 걸 보면 무슨 일이건 주민들에게 먼저 여쭙고 실행하는지, 재차 물어보고 싶어진다.

가로수 길 따라 면으로 내려갔다. 며칠 손님들 등쌀에 반찬이 동이 나서, 점심을 사먹으러 나간 길이었다. “아들네가 저지금(딴살림) 내가꼬 읍으로 나가부렀는디, 단칸방이라도 장만해줄라고 일차 깨묵어불고…. 요새가치로 장사가 안되므는, 깐딱 허다가는 마이나쓰는 고사하고 쫄딱 엎어불게 생겼는디….” 단골 추어탕집에서 옆상 이야기를 엿듣는다. 그러다 궁궁한 인생들은 가로수 저 멀리로 총총 사라져갔다. ‘기운 내서 삽시다들. 짱짱하게 기운 내서….’ 속으로, 속으로 비나리손을 모아드렸다. 그 참, 어디선가 만종이 울릴 것 같은 오후의 시작이었다.

〈글·그림|임의진 시인·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 이현주 창경궁을 거닐다가 길에서 주운 도토리 껍질 이현주 2001-12-29 2574
54 이현주 타다 남은 모기향 이현주 2001-12-29 2446
53 이현주 원격 조정기 이현주 2001-12-29 2347
52 이현주 해바라기 열매 [1] 이현주 2001-12-29 2899
51 이현주 이현주 2001-12-29 2323
50 이현주 손거울 이현주 2001-12-29 2383
49 이현주 빨랫 줄 이현주 2001-12-29 2193
48 이현주 몽당연필 이현주 2001-12-29 2568
47 이현주 마이크 이현주 2001-12-29 2291
46 이현주 잠자리 이현주 2001-12-29 2253
45 이현주 향통 이현주 2001-12-29 2447
44 이현주 정신병원 쓰레기통 이현주 2001-12-29 3229
43 이현주 한쪽 줄이 끊어진 그네 file 이현주 2001-12-29 3307
42 이현주 휴대용 머리빗 file 이현주 2001-12-29 3185
41 이현주 안경 file 이현주 2001-12-29 2635
40 이현주 정관평의 돌 file 이현주 2001-12-29 2491
39 이현주 부채 file 이현주 2001-12-29 2670
38 임의진 달력 임의진 2001-12-23 1800
37 임의진 첫눈과 별똥별 임의진 2001-12-23 1847
36 임의진 물이 공부하러 간다 임의진 2001-12-23 1786
35 임의진 달이 따라와 임의진 2001-12-23 1738
34 임의진 나무 아래서 만나자 임의진 2001-12-23 1940
33 임의진 항아리 임의진 2001-12-23 1955
32 임의진 욕심일까 임의진 2001-12-23 1894
31 임의진 골목의 문패가 보였다. 임의진 2001-12-23 1752
30 임의진 돌고래가 부르는 소리 임의진 2001-12-23 1973
29 임의진 지게 임의진 2001-12-23 1851
28 임의진 돋보기 안경 임의진 2001-12-23 2064
27 임의진 책을 베고 누웠다. 임의진 2001-12-23 1806
26 임의진 청벌레 임의진 2001-12-23 1910
25 임의진 노란열매 임의진 2001-12-23 1964
24 임의진 슬픈 나무 임의진 2001-12-23 1897
23 임의진 매듭 임의진 2001-12-23 1698
22 임의진 꿈속의 나를 만나면 임의진 2001-12-23 1800
21 임의진 '선물'이라는 선물을 받고 임의진 2001-12-23 194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